미국의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냉각되면서 작년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은 6.8%로 마감했다. 이는 팬데믹이 시작된 2021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연방준비은행(FED)은 예상대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췄고 이로 인해 미국 금융 시장과 암호화폐 시장은 최근 몇 주 동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S&P 500은 2주 연속 상승했고 미국 실업률은 5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비트코인은 반년 만에 최고치인 24,000달러까지 올랐다.

그러나 지난 3일 발표된 1월 미국 비농업 고용 인구가 51만 7000명 증가해 시장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으면서 연준이 앞으로도 적극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갈 수도 있어 미국 증시와 비트코인이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 블룸버그는 지난주 월스트리트의 가장 권위있는 대형 공매도 세력들이 약세장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경고를 내보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가의 대표적인 약세론자들은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 짐 차노스 “시장 가격 여전히 ​​너무 높다”
세계 최대 단기 헤지펀드인 키니코스 어소시에이츠(Kynikos Associates)의 설립자 짐 차노스(Jim Chanos)는 ‘공매도 제왕’으로 불린다. 그는 지난 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아이커넥션 글로벌(iConnections Global Alts 2023)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본적으로 40세 미만의 누구도 약세장에서는 전업 투자를 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기업들이 정상적인 수준보다 50% 이상 높은 이윤을 창출하고 있으며 시장 가격도 여전히 너무 높다”고 우려했다.

#폴 싱어 “시장이 무너지면 무질서 찾아올까 두려워”
세계 최대 액티비스트 펀드인 엘리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Elliott Investment Management)의 설립자 폴 싱어(Paul Singer)는 지난주 마이애미 매니지드 펀드 협회에서 열린 비공개 행사에서 투자자들에게 “시장이 무너지면서 무질서한 상태가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기업 가치가 과거 닷컴 버블 때나 심지어 1929년 경제 대공황 보다 더 높다고 생각한다.

폴 싱어는 약세장이 아직 끝나지 않았으며 20% 하락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그는 10년 이상 이어진 공격적인 통화 및 재정 정책을 1년 안에 해소할 수 없다고도 봤다.

더불어 그는 인플레이션율 데이터가 뉴스 보도에 언급된 수준보다 높고 식품과 에너지를 포함하지 않는 핵심 CPI 지표에 주목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 나심 탈레브 “종양은 시장에 널리 퍼져 있다”
베스트셀러 ‘블랙 스완’의 저자이자 테일 리스크 헤지펀드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Universa Investments)의 고문인 나심 탈레브(Nassim Taleb)는 지난주 “종양이 암호화폐, 부동산, 현금 소비 회사를 포함해 시장 전반에 만연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동안 상황이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현재 우리는 역사상 가장 이상한 밸류에이션을 가지고 있다” 말했다.

# 마크 스피츠나겔 “금융 역사상 가장 큰 시한 폭탄이 터질 수 있다”
역시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의 최고 투자 책임자(CIO)인 마크 스피츠나겔(Mark Spitznagel)은 지난 주 “세계 경제에서 부단히 증가한 채무가 시장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면서 “심각한 정도가 1929년 대공황과 필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객관적으로 말하면 이것은 지난 1920년대 후반보다 더 큰 금융 역사상 가장 큰 시한 폭탄이며 유사한 시장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 제레미 그랜덤 “미 증시 50% 재폭락 가능성”
가치투자의 달인으로 불리는 자산운용사 GMO의 창업자 제레미 그랜덤(Jeremy Grantham)은 지난 1월 24일 발표한 ‘2023년 아웃룩 레터’에서 “시장에서 가장 극단적인 거품은 사라졌지만 미국 주식의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장기 평균보다 훨씬 높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말까지 S&P 500 지수가 3200포인트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이는 올해 지수가 다시 20% 이상 하락하고, 최악의 상황에서 세계 경제가 심각한 퇴조를 보이면 S&P 500 지수가 50% 폭락한다는 의미다.

블룸버그는 팬데믹으로 촉발된 밈 스톡(meme-stock) 열풍 속에서 유난히 인기가 없었던 행동주의 투자자, 테일 리스크 펀드, 공매도 세력이 지금 다시 목소리를 내는 상황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