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팔의 4억3천만 유저가 스테이블 코인 시장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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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의 4억3천만 유저가 스테이블 코인 시장으로 들어온다”

세계 최대 온라인 지급결제 플랫폼 ‘페이팔(Paypal)’이 지난 7일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플랫폼 적용을 선언했다. 이로써 페이팔은 자체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PYUSD)을 가진 첫번째 메이저 미국 핀테크 회사가 됐다.

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페이팔이 이미 테더(USDT)와 서클(USDC)가 장악한 스테이블코인 경쟁에 참전한다는 사실이다. 2021년의 상승장 이후 암호화폐에 대한 대중의 흥미가 떨어진 시점에서 큰 도전이라는 평가다.

페이팔에서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호세 페르난데즈 다 폰테(Jose Fernandez Da Fonte) 수석부사장은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페르난데즈 다 폰테 페이팔 수석부사장이 CNBC에 출연했다 [출처=CNBC]

“지금 타이밍에 자신감이 있고,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지닐 것입니다”

이날 페르난데즈 다 폰테 부사장은 지난 8일(현지시간) CNBC에 출연한 자리에서 페이팔과 자신의 야심을 밝혔다. 그는 “스테이블 코인이 블록체인 시장의 킬러 앱”이라면서 “비용과 프로그래밍 가능성, 결제 속도에 장점이 있다”는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는 “스테이블 코인을 우리가 무시할 수는 없다”라며, 지난 2월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개발 중단과 관련한 오보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당시 뉴욕금융감독청(NYDFS)은 바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 BUSD의 발행사 ‘팍소스 트러스트(Paxos Trust)’에 압력을 가해 관계 청산을 요구했다. 이로 인해 페이팔의 암호화폐 관련 사업도 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블룸버그의 기사가 나오게 됐다.

페르난데즈 다 폰테가 털어놓은 어려움은 이것 만이 아니었다.

지난 3월에는 암호화폐 시장에 손을 내밀었던 주요 은행이 연쇄 도산했다. 미국 실버게이트와 시그니처은행, 그리고 실리콘밸리은행이 줄줄이 문을 닫았다. 암호화폐에 관여된 시중 은행 3곳의 사망 선고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으로 곧바로 영향을 미쳤다. 서클의 USDC가 미국 달러화와 페깅된 동앗줄을 놓친 것이다. 시장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담보에 대해 온전히 믿을 수 있는 것인지를 질문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시가 총액은 최고치에서 25% 내려 앉았다. 올해 초 1390억 달러(약 184조원)에서 8월 기준 1220억 달러(160조 7천억원) 수준으로 12% 감소했다.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자료=더블록]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코인베이스를 기소했다. 암호화폐 기업에게 그리 친절한 기업 환경은 아니다.

페르난데즈 다 폰테 부사장은 이러한 어려움이 페이팔의 성공 요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는 여러 국가에서 규제를 받고 위험관리와 규정 준수 측면에서 수년간의 모든 인프라를 동원하고 있다” 라며 “이것이 우리가 암호화폐에 접근하는 차별화된 중요한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스테이블코인의 매력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에 연동(페깅)되어 개당 1달러의 가치를 유지한다. 매매로써 이익을 취할 수 있느 암호화폐가 아니라는 것이다. 페이팔은 여기서 오히려 스테이블코인이 가진 유용성(유틸리티성)에 주목한다.

이미 미국에는 각 상업은행마다 지급준비제도에 의해 마련된 ‘전자 달러’가 존재한다. 돈을 은행에서 다른 은행으로 또는 국가간에 이전할 때 쓰이는 그것이다. 우리가 뱅킹을 통해 현금 이체를 한다 해서 실제로 화폐가 이동하는 것은 아니듯이 말이다. 다만 이것은 기존 금융 체제 안에서 움직이는 전자 화폐로, 갇혀있는 시스템 안에서 움직인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 CBDC도 있다. 본질적으로 CBDC는 미국 달러 현금의 디지털 복제본으로 완전히 규제되고 중앙 당국에 의해 관리된다. CBDC가 그 어떠한 민간 스테이블코인 보다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CBDC는 아쉽게도 안전함과 비즈니스의 편리함을 맞바꿔야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그래서 민간 업체가 발행하는 달러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이점에서 자유롭다. 지난 3월 지급준비금 논란으로 촉발된 USDT와 USDC에 대한 의혹은 수그러들었고, 거래방법이 비교적 쉽다.

오히려 미국 달러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리는데 민간 스테이블코인이 유용해보인다. 페이팔의 페르난데즈 다 폰테 부사장은 “법정 화폐로 할 수 없는 일들이 있다”라면서 “결제와 송금에서 강력한 이점이 있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PYUSD 이체를 통하면 1초에서 수 분내에 해외로 돈을 보낼 수 있게된다는 것이다. 일반 은행을 통한 기존 국제 송금망 SWIFT를 활용하면 3일에서 5일이 소요된다.

페르난데즈 다 폰테 페이팔 부사장은 CNBC에 “시장 파이를 확대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그는 “덜 복잡한 대안을 원하는 수요를 봤다”라면서 “그 시장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일단 페이팔에는 압도적인 장점이 한가지 있다.

기존에 페이팔을 사용하고 있는 4억3500만 명의 사람들이다. 그것도 활성 이용자수 기준으로 말이다. 그는 “우리는 대규모의 소비자와 판매자(B2B)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들이 (크립토로) 접근 가능하게 하는 측면에서 좋은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법정화폐와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암호화폐와 법정화폐간의 상호 연결을 의미하는 ‘온램핑(On-Ramping)’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것이다. 지난 7월 기준 전세계 운용자산 기준 상위 30개 은행 중 온램핑을 지원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코인게코)

“우리는 항상 법정 화폐와 웹3간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합니다” 페르난데즈 다 폰테는 CNBC에 이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해 크립토 업체 에코(Eco)의 앤디 브롬베리(Andy Bromberg)는 “페이팔의 이더리움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신뢰의 표시”라면서 “전통 금융업계가 이 공간으로 점차 이동하게 될 신호”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페이팔은 PYUSD를 페이팔 생태계 밖으로 전송할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르난데즈 다 폰테는 “페이팔 지갑의 PYUSD를 외부 지갑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라면서 “이에 대한 전송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더리움 수수료를 내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페이팔이 노리는 것은 지급,결제 뿐만이 아니다.

페이팔의 부사장은 웹3와 디지털 네이티브 환경에서의 결제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조 달러 규모의 온라인 게임 디지털 상품(인게임 구매 등) 의 시장에서 PYUSD를 적용시킨다는 포부다.

하지만 과연 페이팔의 앞날에 광명 만이 비춰질까.

PYUSD와 이 스테이블코인이 지원되는 앱은 ‘미국 내’에서 ‘미국인’에게 론칭된다. 이는 역외 거래를 규제의 대상으로 보는 금융 당국의 입장이 담긴 것이다.

페르난데즈 부사장도 “이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혁명이 즉각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동네 근처 가게에서 스테이블 코인으로 결제하는 일은 당장 일어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이처럼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전세계 시가총액 8위의 IT대기업 메타(페이스북)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 노력도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이 같은 규제의 불확실성에 대해 페르난데즈 다 폰테 부사장은 20년이 넘는 페이팔의 지급 결제 업력을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은 규제된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강력한 규제 프레임워크와 인프라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오랜 시간 만들어온 (스테이블코인의) 가치를 페이팔 밖으로 확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관의 관심과 토큰에 대한 수요 그리고 규제가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며 “바로 이 타이밍이 우리가 진입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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