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최근 상승세가 꺾인 비트코인이 백서 발표 15주년을 맞아 랠리를 다시 이어갈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대장주 입지를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상승 불씨를 되살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1일 비트코인 백서는 발표 15주년을 맞았다.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2008년 11월 1일 ‘비트코인 : 개인 대 개인의 전자 화폐 시스템’이라는 9페이지의 백서를 공개했다. 그는 백서 공개 3개월 뒤인 2009년 1월 3일 오후 6시 15분 비트코인을 처음으로 채굴했다.

업계는 비트코인 첫 채굴 시점과 함께 백서 공개 날에도 의미를 두고 있다. 비트코인 탄생 이념이 세상에 처음으로 소개된 날이기 때문이다. 사토시 나카모토는 개인 간 거래가 가능하도록 설계된 비트코인을 통해 중앙집중화된 기존 금융의 모순을 해결하고자 했다.

비트코인 존재 이유가 거듭 각인된다는 점에서 랠리를 견인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전날 가상자산 전문 매체 디파이언트는 “비트코인 도미넌스가 백서 발표 15주년을 맞아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는 비트코인이 전날 연고점인 3만4500달러(4682만원)를 뚫은 이후 나온 수치”라고 밝혔다.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전체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시장 내 비트코인이 지닌 지배력인 셈이다. 통상 지배력이 커질수록 랠리를 점친다. 그만큼 매수 압력이 높아졌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전설적인 헤지펀드 매니저 스탠리 드러켄밀러 역시 이날 포브스를 통해 “비트코인은 (백서 발표 이후 15년간) 금과 유사한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었다”며 “나는 금에 투자했지만, 비트코인에 투자했어야 한다”고 낙관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도 백서 발표 15주년을 축하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가상자산 업계를 무법지대에 비유하며 부정적 입장을 고수했던 인물이다.

그는 이날 자신의 X(구 트위터)에 “가상자산의 시작을 알린 ‘사토시 나카모토’의 백서 발간 15주년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자를 속이는 가상자산 기업들은 이제부터라도 증권법을 준수해야 한다”며 기존 견해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르면 12월 출시가 예상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투심을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디파이언트는 “현물 ETF 승인 기대감으로 기관 자금이 상당량 유입되고 있다”며 “현재 강세 모멘텀은 ETF 승인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전쟁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국채 투자 매력 저하도 랠리를 부추긴다. 아서 헤이즈 비트멕스 창립자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 이스라엘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고자 한다”며 “또한 지속적 인플레이션에도 금리 인상을 중단해 경제가 힘들어지는 상황이 다가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투자자들은 장기 미국 채권 투자에 매력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며 “점차 비트코인과 금 등 역사적 상관관계가 덜한 자산에 자금을 옮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향후 비트코인이 오는 2025년까지 2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현재 가격의 약 5배다.

고탐 추가니 번스타인 글로벌 디지털 수석 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은 현물 ETF 승인 호재와 내년 4월 예정된 반감기 등에 힘입어 2025년 중반까지 현재 가격보다 약 337% 높은 15만달러(2억374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트코인은 총공급량이 2100만개로 제한돼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를 거친다. 투자자들은 반감기 때 줄어든 공급 물량이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빗썸 기준 비트코인은 0.78% 오른 468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4일 폭등 이후 현재까지 4600만원대 머무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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