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장도선 특파원] 암호화폐 시장의 최대 이벤트로 간주되는 비트코인 3차 반감기가 마침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비트코인은 최근 반감기를 둘러싼 기대감에 힘입어 랠리를 전개, 금과 주식 등 전통시장 자산들에 크게 앞서는 뛰어난 실적을 거뒀다. 비트코인과 증시의 상관관계가 약화되며 디커플링 흐름 마저 일부 목격됐다.

출처: 코인데스크 웹사이트(뉴욕 시간 8일 오후 2시 59분)

반감기에 관한 주류 언론들의 잇따른 보도와 헤지펀드 업계 거물 폴 튜더 존스의 비트코인 매입 뉴스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비트코인 반감기를 둘러싼 FOMO(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심리) 현상이 본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뉴욕 시간 8일 오후 3시 50분 코인마켓캡에서 24시간 전 대비 1.53% 오른 9959.97달러를 가리켰다. 비트코인은 간밤에 1만달러 저항선을 일시 돌파한 뒤 소폭 후퇴했다.

*비트코인 3개월 차트

출처: 코인마켓캡

스위스코트 뱅크의 디지털 자산 헤드 크리스 존스는 “비트코인은 소매 투자자들의 FOMO 열기에 힘입어 이번 주말에 상승할 것”이라며 반감기를 앞둔 강세 흐름 지속을 예상했다.

하지만 반감기 이후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여전히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린다. 비트코인의 본격적 강세장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의 활동이 한층 활발해지는 등 펀더멘털도 계속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일단 조정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뉴스BTC는 비트코인 일간차트의 상대강도지수(RSI)와 이동평균 수렴·발산지수(MACD)가 과매수영역에 머물고 있으며 이는 부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7년 12월에서 시작되는 장기 하방향 추세선(현재 1만900달러)이 비트코인의 추가 상승을 저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비트코인 반감기 FOMO 열기에도 불구하고 트위터 설문조사에선 반감기 후 가격 상승 보다 하락을 예상한다는 응답자가 훨씬 많았다. 현재 비트코인 옵션 시장에서 풋옵션 수요가 우세한 것도 트레이더들이 반감기 이후 가격 하락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현물과 선물 시장의 롱포지션 헤징에 나선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사례가 되풀이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비트코인의 2차 반감기 이후 가격 하락은 참조할 필요가 있다. 비트코인은 2016년 7월 9일 2차 반감기를 겪은 뒤 4주에 걸쳐 30% 하락했다. 물론 비트코인은 이후 상승기에 접어들었고 2017년 강세장을 연출했다.

암호화폐시장에서 유동성 공급과 차익거래에 포커스를 맞추는 티르 캐피탈 아비트리지의 투자 책임자 에드 힌디는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의 가격 전망과 관련해 단기적으로 하락, 그러나 장기적 강세를 예상한다.

그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고점에서 25 ~ 30% 하락을 목격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몇 개월간 범위 내 움직임을 보인 뒤 점진적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힌디는 비트코인의 장기 전망은 아주 강력하지만 중단기적으로는 실망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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