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공통점은 ‘청산(liquidation) 위험’이다. 테라는 이미 무너졌고, 쓰리애로우는 파산, 다른 대출 플랫폼들은 뱅크런으로 문을 닫을 처지다.
이런 무시무시한 위험 속에서 큰 돈을 버는 샤크(shark) 트레이더들이 있다. 누군가의 포지션이 청산 당하면 이들은 보너스를 받는다. 피 냄새를 맡고 몰려드는 상어떼처럼 피 흘리는 투자자들을 찾아 물어 뜯는다.
# 디파이, 대출 플랫폼의 숙명…담보
디파이,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그리고 마진 트레이딩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담보가 필요하다.
담보를 넣고 암호화폐를 빌려 베팅을 하기 때문이다. 시장 가격이 떨어져 담보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포지션이 청산되고, 담보는 회수 당한다.
통상 120% 이상 초과 담보가 필요하다.
# 청산 사냥꾼의 탄생
탈중앙 거래소 스시(Sushi)에서 활동하는 ‘청산 사냥꾼’ 오마카세는 17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많은 샤크 트레이더들이 다른 트레이더들의 거래 정보를 이잡듯이 뒤진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은 지갑 정보가 노출돼 있다. 따라서 과도하게 높은 레버리지를 쓰는 포지션을 찾아서 먹잇감으로 삼는 것.
테라 사태 때에도 샤크 크레이더들이 중앙화 거래소와 탈중앙 거래소 사이에서 코인 가격 차이를 이용해 돈을 벌었고, 결과적으로 디페깅이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남의 고통은 나의 이익…트레이더가 트레이더를 공격한다
셀시우스 뱅크런 사태에는 st이더와 이더의 괴리를 노린 차익거래자들이 등장한다. 셀시우스가 대규모의 st이더를 가지고 있는 것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더(ETH) 가격이 내려갈 수록 셀시우스는 코너에 몰리고, st이더를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 받은 포지션은 ‘청산’ 위험에 놓이게 된다.
청산이 이뤄지면 샤크 트레이더들은 두둑한 청산 보너스로 챙길 수 있다.
오마카세는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면 샤크 트레이더들이 더욱 더 공격적인 전략을 쓰게 된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에 좋은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오마카세는 “트레이더가 트레이더를 잡아 먹는 환경이 됐다”고 덧붙였다.
# 청산 보너스
대부분의 DEX, 디파이 프로토콜은 10~15%의 청산 수수료(보너스) 제도를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청산 압력이 더 커진다는 것이 오마카세의 분석이다.
나탄 워슬리는 청산 위험에 처한 거래자를 찾아 공격하고, 청산 보너스를 받는 봇(bot)을 운영한다.
워슬리는 “최근 청산 규모가 엄청났다”고 말했다. 샤크 트레이더가 노리는 청산 보너스는 평상시에 사용하기 어려운 전략이다.
워슬리는 “기본적으로 이 전략은 상당 기간 수익이 제로(0)일 때 준비를 하고 있다가 하루 또는 이틀 사이에 수 백 만 달러를 벌게 된다”고 말했다.
청산이 촉발 되면 엄청난 규모로, 짧은 시간에 벌어지기 때문이다.
# 타깃을 정하고, 공격… “전쟁이다”
워슬리의 봇도 끊임 없이 블록체인을 수색한다. 특정 디파이를 사용하는 레버리지 거래자들의 명단을 가지고 있다가 관련 지갑을 조사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약점이 노출되면 공격을 시작한다.
“청산 타깃이 잡히면 그때부터는 전쟁입니다. 싸움은 매우 빠르고, 결과는 리퀴데이션이죠.”
# 약탈자인가 프로토콜 보호자인가
워슬리는 자신이 프로토콜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당신이 디파이 플랫폼에서 1000 달러의 비트코인을 빌렸어요. 담보는 1200 달러 어치 이더리움입니다.
나는 당신의 대출 1000 달러를 대신 부담합니다.(반대 포지션으로)
이제 당신 포지션이 강제 청산을 당했어요.
프로토콜은 담보로 잡은 이더리움 중 1000 달러 어치를 나한테 주고, 청산 보너스로 100 달러를 더 줍니다.
프로토콜은 100 달러를 챙깁니다.”
워슬리는 “당신의 포지션은 청산으로 끝장이 났지만, 나는 수익을 냈다. 그리고 프로토콜도 나쁜 부채로부터 보호를 받았다”고 말했다.
오마카세도 청산 사냥꾼들에게 역할이 있다고 말한다.
“청산이 시장을 어지럽게 만드는 것 같죠.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안전해야만 합니다. 레버리지 사용은 자제 되어야 하니까요.”
프로토콜 프로그램에 인간의 욕심을 억제하는 코딩을 넣을 수는 없다. 청산 사냥꾼들이 그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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