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James Jung 기자] “코인베이스는 미등록 거래소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서 핵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누가 한 말일까요?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지지를 받고 있는 프로메티움? 아닙니다. 그레이스케일입니다. 블랙록 등 8개 자산운용사가 제출한 비트코인 현물 ETF는 암호화폐 업계 내에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누가 적이고, 친구인지 모를 정도입니다.

# ETF 승인을 위해서라면…

그레이스케일이 코인베이스를 저격한 이유는 자신들의 이해가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그레이스케일은 비트코인 신탁을 ETF로 전환하기 위해 SEC를 상대로 소송전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블랙록은 현물 ETF를 신청했죠. SEC와 어떤 교감이 있는지 모르지만, 블랙록은 감시공유약정이라는 SEC의 요구 사항을 들어줬습니다. 약정의 대상으로 코인베이스를 지정했죠.

그레이스케일 신탁은 감시공유약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SEC가 현물 ETF 승인의 핵심 사안으로 코인베이스와의 감시공유약정을 주장하면 곤란한 입장에 처하게 됩니다.

그레이스케일은 “ETF를 상장해 거래할 나스닥, 시카고옵션거래소 등이 시카고상품선물거래소(CME)와 이미 감시공유약정을 맺었으니 그것으로 충분하다. 미등록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와의 약정이 ETF 승인의 요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SEC에 전달했습니다.

SEC는 그레이스케일과 코인베이스 공통의 적이지만 현물 ETF라는 이익이 전우애(?) 보다 우선하는 것이죠.

# 기관 고객을 잡아라

현물 ETF는 암호화폐 시장의 핵심 이익입니다. 과거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 투자를 위해서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GBTC)을 주로 썼습니다. 캐시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도 GBTC에 투자할 정도였죠.

그러나 비트코인 선물 ETF가 나온 후 GBTC는 인기를 잃었습니다. 신탁 증권이 할인된 가격에 덤핑으로 거래될 정도입니다. 현물 ETF가 나오면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레이스케일이 SEC를 상대로 소송까지 해가며 ETF 전환을 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채굴기업 주가

그레이스케일만큼은 아니지만 현물 ETF에 ‘약간의 불안감’을 느끼는 기업들이 또 있습니다. 회사 자금을 비트코인 투자에 거의 전량 투자하고 있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와 채굴기업들입니다.

MSTR는 비트코인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회사 주가는 비트코인과 거의 연동해서 움직이니까요. 현물 ETF가 나오면 MSTR 주식에 투자하는 자금이 일부 이탈할 것으로 보입니다.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는 채굴기업 주식도 마찬가지죠. 기관 투자자들은 수탁 등의 어려움 때문에 BTC를 직접 사기보다는 채굴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나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코인데스크는 채굴업체 비트디지털의 샘 타버(Sam Tabar)가 쓴 ‘블랙록 현물 비트코인 ETF 채굴자 없이는 불가능’이라는 기고문을 29일 게재했습니다. 채굴업체들이 ETF 승인 이후에도 나름의 역할을 할 것이고, 투자 수단으로써 이들 주식이 가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글입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해 암호화폐 진영 내에서도 미묘하게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암호화폐 투자 지형 자체를 바꿀 게임 체인저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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