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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급등에 투자사·은행도 가상자산 사업 '눈독'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12.31 13:17

수정 2020.12.31 13:17

블랙록, 가상자산 전문임원 채용 예정
페이팔, 내년부터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 시작
국내 은행도 커스터디 사업 잇따라 진출
투자수단 각광받고 통화가치 기대감 높아져
[파이낸셜뉴스] 올해 들어 비트코인(BTC)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통 금융 시스템에 속해 있는 기업들도 잇따라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투자 전문업체는 물론 기존에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도 가상자산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것이다.

블랙록, 가상자산 전문임원 채용나서

미국 뉴욕 소재 자산운용사 블랙록 본사 /사진=뉴시스
미국 뉴욕 소재 자산운용사 블랙록 본사 /사진=뉴시스

31일 관련업계에 주요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이 가상자산 관련 경험이 있는 부사장급 임원영입에 나섰다.

7조8000억달러(약 8500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 중인 블랙록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영입될 부사장은 블록체인 사업을 총괄할 계획이다. 가상자산 해시함수, 분산 네트워크 합의 메커니즘, 공공 및 민간 키 암호화 등 분야에서 최소한 1년 이상 경력이 있어야 한다.


블랙록 래리 핑크(Larry Fink)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비트코인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며 가상자산에 대해 우호적인 의견을 내놨다. 블랙록 릭 라이더(Rick Rieder) 고정수익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비트코인이 여기에 머물지 않고 금의 지위를 상당 부분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블랙록은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로 나스닥에 상장된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를 통해 7만470 BTC를 보유하고 있다. 약 2조1000억원에 해당한다.

페이팔·JP모건도 가상자산 시장 합류

비트코인 급등에 투자사·은행도 가상자산 사업 '눈독'

세계 최대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기업 페이팔은 내년부터 가상자산 결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페이팔 이용자들은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라이트코인(LTC), 비트코인캐시(BCH)로 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도 지난 10월 스테이블코인 'JPM'을 상용화했다. JP모건의 블록체인 기반 글로벌 결제 솔루션에 JPM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JP모건은 100개 이상의 국가를 통해 하루 6조달러 이상의 결제가 오가는 미국 최대 투자은행이다. 대규모 결제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오류를 줄이기 위해 JPM을 상용화했다.

국내 은행권에서도 가상자산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블록체인 기술기업 해치랩스(Haechi Labs), 디지털자산 투자사 해시드(Hashed)와 합작으로 설립한 가상자산 종합관리기업 한국디지털에셋(KODA)을 통해 내년 1월부터 비트코인 수탁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 신한은행이 잇따라 가상자산 커스터디(수탁)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고객의 가상자산을 보관해주고 수수료를 받고, 예치된 가상자산을 운용해 이익을 창출하는 방식 등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

투자수단+통화가치...전망 밝아

전통 금융권의 자산운용사들이 가상자산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최근 가상자산 투자가 각광을 받으면서 기존 장기투자 상품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4분기에 블랙록에 투자한 기관투자자들은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에서 약 3100억달러(약 337조원)를 인출했다. 반면 비트코인에는 기관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특별한 이유 없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현상이 많아 '투기' 수단으로 인식됐다. 다수의 국가에서 가상자산을 규제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코로나19 촉발에 따른 글로벌 경제 상황과 맞물려 비트코인이 '금'을 대체할 수 있는 안전자산으로 급부상했다.

페이팔의 움직임은 가상자산이 투자상품 뿐만 아니라 '통화'로서의 가치까지 가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페이팔 댄 슐만(Dan Schulman)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초 한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현금을 멀리하는 현상이 가속화됐다"며 "더 빠르면서도 저비용의 새롭고 현대적인 금융 시스템을 만들면 고객이 유입되고 재정건전성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디지털 화폐를 낙관한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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