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 위험성 알고도 팔았다” 美 SEC, 권도형 대표 기소

테라·루나 미등록 거래로 수십억 달러 모집
과도한 수익 미끼로 투자자 오도 등 혐의

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busan.com 기사추천 메일보내기
“테라 위험성 알고도 팔았다” 美 SEC, 권도형 대표 기소
받는 분(send to)

이름(Name)

e-메일(E-mail)

보내는 분(from)

이름(Name)

e-메일(E-mail)

전하고 싶은 말
페이스북
트위터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연합뉴스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연합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사기 혐의로 연방법원에 기소했다. 로이터통신·월스트리트저널 등은 SEC가 이날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를 증권 거래 등록 및 사기 방지 조항 위반 등의 혐의로 16일(현지시간) 기소했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는 2018년 4월부터 2022년 5월 프로젝트가 붕괴할 때까지 상호 연결된 가상자산 증권인 루나(LUNA), 테라USD(이하 테라)를 판매함으로써 투자자들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모았는데 이 중 상당수가 미등록 거래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SEC는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가 토큰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하며,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에게 가상자산 증권을 판매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테라의 위험성을 인지하고도 이를 알리지 않고 테라를 ‘수익을 내는’ 코인으로 홍보했으며, 최대 20% 이자를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광고했다고 설명했다.

테라와 루나는 테라폼랩스에서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이다. 테라폼랩스는 테라를 미국 달러화에 1대 1로 가격을 고정(페깅)하도록 설계했다. 그러나 테라 발행량의 일정 부분을 달러로 예치해 테라 가치를 유지하는 대신, 테라의 가치가 떨어지면 자매 코인 루나를 팔아 테라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가치를 유지했다. 이로 인해 2022년 5월 디페깅과 뱅크런이 연이어 발생했고, 그 결과 테라 가격은 1주일 만에 99.99% 폭락했다.

SEC 집행 책임자인 구르비르 그루왈(Gurbir S. Grewal)은 “오늘의 조치는 개인과 기관 투자자 모두를 황폐화시키고 가상자산 시장에 충격을 준 테라의 붕괴에 대한 피고인들의 역할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테라폼 생태계는 탈중앙화된 것도 아니고 금융도 아니었다”며 “그것은 코드가 아닌 피고들에 의해 가격이 통제된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근거한 사기였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뉴욕 남부지방법원은 접수된 고소장을 중심으로 피고인들이 증권법과 거래소법의 등록 및 사기 방지 조항을 위반한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현재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는 SEC와의 합의 여부를 밝히지 않았으며 SEC는 잠재적 합의와 관련된 벌금 액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권 대표는 테라·루나 사태 발생 직전인 지난해 4월 가족과 함께 싱가포르로 출국했고, 이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경유해 세르비아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폴은 한국 검찰 요청에 따라 지난해 9월 권 대표에 대한 적색 수배를 발령했고, 한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권 대표의 여권을 무효화했다.

ⓒ 부산일보(www.busa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