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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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암호화폐(코인) 상장 과정에서 거래소와 암호화폐 발행사 간 불법 거래가 있었는지 수사에 나섰다. 일부 ‘김치 코인’(국내 발행 코인)의 급락으로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자 거래소들이 ‘뒷돈’을 받고 상장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올 들어 루나 사태, 위믹스 사태 등이 불거진 가운데 불법 거래까지 사실로 확인되면 김치 코인의 신뢰성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5일 국내 블록체인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제1부는 최근 국내 코인 거래소의 코인 상장 과정을 정리한 자료를 확보 중이다. 이를 토대로 거래소의 상장 심사 과정이 적법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대형 거래소가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코인 상장은 코인 경제 생태계의 핵심으로 꼽힌다. 코인 발행사는 코인 상장으로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한다. 벤처캐피털(VC) 등 초기 투자사도 상장으로 대부분 수익을 확보한다. 상장이 사실상 코인 발행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일부 코인 발행 업체가 코인 상장 대가로 뒷돈이나 상당량의 자사 코인을 거래소에 제공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대부분 코인은 상장 이후 상승했다가 발행 물량이 급증하면서 폭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일부는 상장폐지됐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개인투자자가 큰 손실을 봤다. 이런 피해가 반복되는 것은 거래소가 코인 상장과 폐지에 사실상 전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기업공개(IPO)처럼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거나 수요예측, 보호예수 등 관련 규제도 없다. 코인 관련 미공개 정보 이용, 시세 조종, 부정 거래 등이 횡행해도 정부가 이를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이다.

김주완/이광식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