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창업자 샘 뱅크먼-프리드, ‘구치소에서 빵과 물로만 연명’ 변호인 주장

베이지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나오는 샘 뱅크먼-프리드의 모습을 그린 기록화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샘 뱅크먼-프리드는 베이지색 수의와 족쇄 차림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 기자, 마리코 오이
  • 기자, BBC 비즈니스 전문기자

지난해 파산한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창립자 샘 뱅크먼-프리드 측 변호인이 뱅크먼-프리드가 구치소에서 “빵과 물로만 연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의뢰인이 현재 재판을 앞두고 머물고 있는 구치소 측에 채식 식단을 요구했으나, 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뱅크먼-프리드는 지난해 FTX 파산 이후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지난 22일 미 뉴욕에서 열린 법정 심리에서 뱅크먼-프리드는 총 7건에 달하는 범죄 혐의를 담은 새로운 기소장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뱅크먼-프리드의 변호를 맡은 마크 코헨 변호사는 구치소 측이 제대로 된 음식을 제공하지 않아 뱅크먼-프리드가 오는 10월부터 열릴 재판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코헨 변호사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앓고 있는 뱅크먼-프리드가 이에 필요한 약물인 애더럴을 지급 받지 못했으며, 우울증 치료 패치인 엠삼 또한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세라 넷번 치안 판사는 미 법무부 교정본부에 뱅크먼-프리드의 의약품 공급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넷번 판사는 구치소 측이 채식 음식을 제공하리라 “꽤 확신”하긴 하지만, 채식 음식이 제공됐는지 온전히 확신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교정본부는 성명을 통해 수감자들에게 “적절한” 의료 서비스, 의약품,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과거 ‘암호화폐의 왕’이라고도 불렸던 뱅크먼-프리드는 족쇄와 베이지색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앞서 뱅크먼-프리드는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으나, 증인에게 접근하는 등 보석 조건을 위반한 것으로 알려지며, 루이스 캐플런 판사로부터 보석 취소 결정을 받으며 지난달 11월 다시 수감됐다.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한편 새로운 기소장에선 뱅크먼-프리드에게 지난해 11월 발생한 FTX 파산과 관련해 사기 및 공모 등 범죄 혐의 총 7건을 적용했다. 그러나 앞서 추가됐던 미국 선거 자금법 위반 혐의는 이번에 빠졌다.

뱅크먼-프리드는 모든 혐의에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FTX의 위험 관리가 부적절했던 것은 맞으나, 자금을 빼돌린 적은 없다는 주장이다.

뱅크먼-프리드가 세운 FTX는 한때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암호화폐 거래소였으며, 한때 그 가치가 320억달러(약 42조원)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11일에 파산신청을 했고, 이후 암호화폐 시장이 크게 들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