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마켓 거래소 줄폐업…“연락두절 거래소 2곳 더”

실명계좌 발급 문턱 못 넘고
원화 거래 막혀 실적 곤두박질
지난해 하반기부터 4곳 문 닫아
업계, 사실상 회생 불가 분위기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지속되는 영업난에 코인마켓 거래소의 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크립토 스프링' 훈풍에도 재기 희망이 없다는 판단에 당국 연락에도 응답하지 않는 거래소가 2곳 더 있다.

최근 코인마켓 거래소 프로비트는 다음 달 16일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캐셔레스트, 코인빗, 후오비코리아가 서비스를 종료한 이후 4번째 폐업이다.

프로비트 측은 “더 나은 가상자산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을 다해왔으나 결국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인마켓거래소들의 줄폐업은 원화 거래가 불가능해 발생한 영업난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5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이외에 실명계좌 발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코인마켓거래소들은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일부 대형 코인마켓거래소를 제외하면 다수 거래소의 일 거래대금은 수천만 원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지난해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VASP)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21곳 중 18곳이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코인마켓 거래소 줄폐업…“연락두절 거래소 2곳 더”

거래대금이 가상자산 거래소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가상자산 거래소는 원화를 지원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발급 받은 원화마켓에서는 투자자가 원화로 가상자산(코인)을 바로 매매할 수 있다. 반면 그렇지 못한 코인마켓거래소들은 거래를 위해 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용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명계좌 발급 문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당국은 올해 은행 실명계좌 발급 요건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검사 이력과 위험관리수준 평가에서 보통 이상을 받은 은행에만 실명계좌를 발급할 수 있게 하는 등 자격 요건을 신설한다.

어렵게 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체결해도 금융 당국의 촘촘한 심사에 합격하기란 쉽지 않다. 광주은행과 실명계좌 계약도 마친 한빗코도 결국 원화마켓에 진출하지 못했다.

코인마켓 거래소의 침체가 지속되자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본 일부 거래소는 연락 두절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연락이 닿지 않는 거래소는 2곳 더 있다. 폐업하는 코인마켓 거래소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코인마켓거래소 관계자는 “우리(코인마켓거래소)가 살아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원화거래소로 진입하는 것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며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곳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