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한돈 34만원, 비트코인 1억 육박... “지금 팔까요” “이제라도 살까요”

유소연 기자 2024. 3. 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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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자산 오르는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
‘금값’ 고공행진… 장롱 속 돌 반지 꺼내 재테크? /뉴시스

“장롱 속 아이 돌반지 지금 팔까요?”

“비트코인 곧 하나당 1억원 된다는데 이제 들어가면 너무 늦을까요?”

5일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비트코인 가격이 역대 최고에 근접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개인 투자자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질문들이 쏟아졌다. 국제 시세를 반영해 국내 금값도 g당 9만원을 넘기고 원화 비트코인 시세는 개당 9700만원을 넘기며 둘 다 기존 고점을 뚫기도 했다. 한 투자자는 “도대체 금하고 비트코인이 어떤 관계이길래 같이 오르는 것이냐”며 “지금 둘 다 사야 할지, 금은 팔고 비트코인을 사야 할지, 미국 주식시장이 잠시 숨을 고를 때 주식을 사야 할지 판단이 잘 서지 않는다”고 했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찍은 후 금, 가상화폐 등 대체 자산까지 올라 ‘에브리싱 랠리(everything rally)’란 말까지 나오자 투자자들이 혼란에 빠졌다.

그래픽=김현국

◇돌반지 한 돈 40만원 넘어

국제 금값은 4일(현지 시각) 온스당 2126.30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에 5일 한국거래소(KRX)에서 금값은 g당 9만856원으로 사상 최고치였다. 금은 한 돈(3.75g)에 34만원인데, 세공비 등이 포함된 돌반지 한 돈을 사려면 실제로는 42만~45만원은 줘야 한다.

금값 상승에는 2년 넘게 이어져온 지정학적 불안이 깔려 있다. 작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습하자 안전 자산 수요가 커지며 두 달도 되지 않아 국제 금값은 7% 넘게 오르기도 했다. 앞서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는 한 달 만에 약 4% 뛰었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공격으로 납치된 피해자들의 가족이 국제형사재판소 근처에 도착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세계 지정학적 불안이 금값 상승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AP

블리클리 파이낸셜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 피터 부크바르는 CNBC에 “미국 금리가 여전히 높고 달러도 아직 강하지만 금이 오른 이유는 중국 등의 ‘정말 모든 자산을 미 국채를 보유하는 데 써도 될까’ 하는 심리 때문”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 직후 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의 외환보유액 3000억달러를 동결 조치하며 각국 중앙은행이 막대한 양의 금을 사들인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인민은행은 작년 전 세계 중앙은행 중 가장 많은 225톤 규모의 ‘황금 쇼핑’을 했다. 전 세계 거래량의 5분의 1 수준이다.

◇국내 비트코인 1억원 육박

5일 오전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개당 9700만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6만8770달러까지 올라 기존 최고가인 6만8790달러에 불과 20달러를 남겨두기도 했다.

비트코인은 미국의 현물 상장지수 펀드(ETF) 승인과 4월 돌아오는 반감기로 발행 물량이 줄어드는 호재로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선 포모(FOMO·나만 소외된다는 두려움) 심리에 매수세가 더 강하다. 따라서 해외와 국내 거래소 간 가상화폐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김치 프리미엄’은 이날 6%까지 올랐다. 원화로 사는 비트코인이 그만큼 더 비싸다는 뜻이다.

개구리를 테마로 한 밈코인(유행성 코인), 페페코인 이미지. 비트코인 랠리에 가상화폐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페페코인 홈페이지

비트코인을 선봉으로 가상화폐 시장에 자금이 몰리자 밈코인(유행성 코인)도 폭등 중이다. 이날 시바이누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91%, 도지코인은 25%, 페페코인은 22% 뛰었다. 한편 개인 홍채 정보를 등록하면 우선 코인 10개를 주는 월드코인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지난 4일 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히자 이날 국내 거래소에서 시세가 24시간 전 대비 7%대 빠졌다.

주요국 주식에 이어 금, 비트코인 등 대체 자산까지 급등세이긴 하지만, 아직은 고금리가 이어지는 투자 환경이어서 일부 전문가는 섣불리 추격 매수를 하는 것은 자제하라고 한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라 불리기는 하지만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기에는 변동성이 매우 심하다”며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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