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복당한 김남국, 코인 투자 재개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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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28. 오후 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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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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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날 거래 정황 발견
1년 반 만에 거래소로 송금도
전문가 "김남국, 여전히 코인 고수"
김남국 보유 코인 가치 7억원 늘어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리특별위원회 제1소위원회에 출석해 거액의 코인 투자·보유 의혹 소명을 마친 후 회의장을 나서 승강기에 탑승하고 있다. 2023.08.1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위성 정당을 통해 민주당에 복당한 김남국 의원이 코인 투자를 재개한 정황이 드러났다. 코인 투기 논란으로 민주당을 탈당한 지 1년여 만에 포착된 움직임이다. 해당 정황을 살핀 전문가들은 그가 여전히 '코인 고수'의 모습을 띠고 있다고 진단했다.

총선날에도 디파이 수익 노려…"투자 고수 면모"

28일 김 의원의 것으로 알려진 가상자산 지갑 '클립' 거래 내역을 확인하면 그는 지난 10일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서비스 클레이스왑의 투표를 마쳤다. 해당 날짜는 제22대 총선이 치러진 날이다.

그가 총선 당일에도 클레이스왑 투표를 마친 것은 '디파이 수익'을 노린 행보로 해석된다. 클레이스왑을 비롯한 일부 디파이 서비스는 토큰을 보유한 사용자가 투표에 참여하면 보상을 제공한다.

특히 클레이스왑 투표 방식은 더 까다롭다. 투표에 참여하려면 자체 토큰 KSP를 스테이킹(예치)하여 투표권인 vKSP를 추가로 획득해야 한다. 획득한 vKSP는 클레이스왑 내 각 유동성 풀 마이닝 분배율 투표에 사용된다. vKSP에서 v는 Voting(투표)을 의미한다.

[서울=뉴시스] 김 의원의 것으로 알려진 가상자산 지갑 '클립' 거래 내역에 따르면 그는 제22대 총선이 열린 지난 10일 탈중앙화금융(디파이) 서비스 클레이스왑의 투표를 마쳤다. (사진=클레이튼스코프 캡처) 2024.04.28 *재판매 및 DB 금지


까다로운 만큼 수익도 확실하다. vKSP로 투표한 사용자는 투표한 풀에서 발생한 수수료의 50%를 돌려받는다. 김 의원 역시 해당 수수료를 받기 위해 지난 10일 투표한 것으로 보인다.

또 KSP를 스테이킹한 기간이 길수록 vKSP를 더 받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스테이킹 장기 참여자일수록 더 많은 투표 수수료를 얻는 셈이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지난 2022년부터 디파이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일반적인 코인 투자 수준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투기 논란 당시 김 의원이 얻은 '코인 고수' 타이틀에 어울리는 모습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김 의원이 몇 년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디파이는 가상자산 예치를 통해 이자를 받는 일종의 금융 투자 활동이다. 통상 업비트와 같은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매매하는 투자 활동보다 난도가 높아 일부 투자자만 이용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리서치 업체 한 임원은 "김남국 의원이 클레이스왑 투표에 참여한 것만 봐도 여전히 코인 투자와 디파이에 큰 관심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반감기 이후 격동하는 코인 시장에서 투자 고수의 면모를 아직도 유지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빗썸으로 클레이 500개 전송…떳떳함 보여주려고?

김 의원은 이후 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투기 논란 이후 1년 반 만에 가상자산을 처음으로 송금한 것이다.

김 의원이 사용한 클립은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클레이튼 블록체인 탐색기에서 누구나 거래 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 이에 김 의원은 클립 지갑 주소가 공개된 이후 그간 거래를 자제해왔다.

김 의원의 클립 거래 내역에 따르면 그는 지난 21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으로 카카오 코인 '클레이(KLAY)' 500개를 전송했다. 당시 클레이 가격(294원) 기준으로는 15만원어치다.

통상 개인 가상자산 지갑에서 거래소로 송금하는 것은 현금화를 위한 행위로 간주한다. 하지만 김 의원이 보낸 액수가 소액인 15만원이란 점에서 다른 목적일 것이란 추측도 제기된다.

김남국 저격수로 유명해진 변창호 코인사관학교 운영자는 "현금화하려 했다면 의원 임기가 끝난 후 하면 됐을 것"이라며 "소액이라도 송금한 배경은 본인의 코인 거래가 떳떳함을 드러내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기 끝날 때까지 보유한 코인을 가만히 들고만 있으면 본인의 거래가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한 꼴이지 않냐"며 "이런 이유가 아니라면 단순히 빗썸 계좌에 입금이 제대로 되는지 확인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의원이 보유한 가상자산 가치는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기대감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상승장을 거치면서 7억원 넘게 불어났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달 28일 공개한 국회의원 291명의 재산 신고 내역(지난해 12월 31일 기준)에 따르면 김 의원은 총 15억4643만원 상당의 가상자산 78종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해 5월 말 기준으로 실시한 국민권익의원회의 국회의원 가상자산 전수 조사에서 8억4000만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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