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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금법 시행 코앞인데...중소 가상자산거래소 실명계좌 발급 '안갯속'

김소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1.25 09:49

수정 2021.01.2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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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특금법 시행까지 2달…거래소 실명계좌 신규 발급 전무
실명계좌 발급 공통기준 없어 '막막', "섣불리 나서기 어려워"
빗썸-코인원-코빗, 이달말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기간 만료
은행 내부실사 진행…금융사 변경가능성은 "당장 계획 없어"
[파이낸셜뉴스] 오는 3월 25일 가상자산 사업자를 대상으로 신고 의무를 부과한 개정 특금법 시행을 앞둔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실명확인 가상계좌 신규 발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명확인 가상계좌는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정부에 사업자 신고를 할 수 있는 핵심 요건이다.

그러나 특금법 시행을 두달 앞둔 현재끼지 시중은행들이 기존 대형 거래소 외에 새롭게 실명계좌를 발급해 준 거래소는 전무한 실정이다.

업계에선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앞으로 가상자산 거래소가 몇개나 시중은행의 실명계좌를 발급받아 정부 신고를 마치고 정상영업을 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불법거래소로 전락하면 투자자들도 피해가 우려된다"며 투자자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건전한 산업 생태계 조성 어려울 것" 우려

개정 특금법 시행 두달여를 앞둔 상황에서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신규 발급받은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가 전무한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 산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개정 특금법 시행 두달여를 앞둔 상황에서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신규 발급받은 중소 가상자산 거래소가 전무한 가운데 국내 가상자산 산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개정 특금법 시행령이 발표된 이후 시중은행이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신규로 발급해 준 중소형 거래소가 전무한 실정이다. 산업이 제대로 자리잡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해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중요한데, 당장 중소 거래소들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으니 일부 대형 거래소 중심의 시장 복점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업비트가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 계약을 맺으면서 나머지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렸으나, 인터넷 전문은행들도 좀체 가상자산 거래소에 실명계좌를 발급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들이 여전히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개정 특금법이 시중은행의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 기준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으면서 은행들은 결국 금융당국의 눈치를 살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획득하고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을 준비 중인 중소 거래소는 고팍스, 한빗코, 캐셔레스트, 텐앤텐, 지닥, 플라이빗, 에이프로빗, 후오비코리아 등 10여곳에 달한다. 이들은 억대의 ISMS 컨설팅 및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구축 비용을 지출하며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를 완료하기 위해 역량을 쏟는 상황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개정 특금법은 결과적으로 몇 개 가상자산 거래소만 남기겠다는 것인데, 이런 가운데 향후 새롭게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을 받을 수 있는 거래소가 몇이나 될지 알 수 없다"며 "은행연합회 차원의 공통의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 기준 마련도 작년말 잠시 논의됐을뿐 구체적인 결과 도출은 없고, 현재 각각 은행이 앞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대상의 신규 실명계좌를 발급할 것인지 자체적으로 스탠스를 잡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 내부에서도 사업팀과 컴플라이언스팀 간 실명계좌 발급을 놓고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안다"며 "이를 먼저 조율해 공통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형 거래소 실명계좌 재계약은 순항

빗썸과 코인원은 이달 실명확인 가상계좌 재계약을 앞두고 NH농협은행으로부터 실사를 받고 있다.
빗썸과 코인원은 이달 실명확인 가상계좌 재계약을 앞두고 NH농협은행으로부터 실사를 받고 있다.

반면 이달말 실명확인 가상계좌 재계약을 앞둔 빗썸과 코인원, 코빗 등 국내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현재 은행 실사에 한창이다. 이들은 지난 2018년 중순부터 계속해서 은행과 재계약을 체결해왔고, 개정 특금법에 대비해 자체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제반 준비를 서두르면서 올해도 무난히 재계약을 성사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거래소 실사는 주로 △가상자산 거래소 이용자 본인확인절차 및 인증방법 △이상거래 탐지 및 제어 프로세스 △자금세탁방지(AML) 대응 계획 및 현황 △콜드월렛(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가상자산 지갑) 운영 등 AML과 사용자 신원확인(KYC) 항목들이 중점적으로 평가된다.
현재 빗썸과 코인원은 NH농협은행, 코빗은 신한은행으로부터 내부 실사를 받고 있다.

업비트는 케이뱅크와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고 6개월마다 실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비트가 작년 6월부터 전체 사용자를 대상으로 신규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을 시작함에 따라 오는 6월경 업비트와 케이뱅크간 실명확인 가상계좌 발급 재계약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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