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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상승장에 '코리아 디스카운트'...투자자 부글부글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2.04 15:52

수정 2021.02.04 15:52

국내 거래소에서 200만원 가량 낮은 가격
비트코인 오르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관망'
[파이낸셜뉴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이 일제히 상승하는 가운데 국내 거래소에서는 글로벌 거래소 보다 가상자산 시세가 낮게 형성되는 일명 '역프(역 프리미엄,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어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업비트-바이낸스, 비트코인 가격차 200만원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도 보다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이 200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이 형성돼 있다. 10대 거래소 중 9개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3만7000달러 대인 반면 업비트는 3만6000달러 대다. /사진=코인마켓캡
글로벌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도 보다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이 200만원 가량 저렴한 가격이 형성돼 있다. 10대 거래소 중 9개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3만7000달러 대인 반면 업비트는 3만6000달러 대다. /사진=코인마켓캡

4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비트코인이 3만7795달러(약 4227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국내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4027만원이다. 국내 거래소에서 약 200만원 가량 더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다.

김치 프리미엄(Kimchi Premium) 추적 사이트 scolkg.com에 따르면 현재 업비트와 바이낸스의 비트코인 가격차는 -4.50%다. 우리나라가 4.50% 더 저렴하다는 의미다.

크립토퀀트의 비트코인 '코리아 프리미엄 인덱스(Korea Premium Index)'도 -6.35%다. 이 수치가 양수일 경우 국외 거래소보다 국내 거래소의 가격이 더 높은 일명 '김치 프리미엄'이 형성되고 있다는 뜻이고 마이너스의 경우 역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말인데, 업비트 뿐 아니라 국내 가상자산 거래 금액이 전체적으로 글로벌 시장 보다 낮다는 것이다.

인도 캘거리대학교에 따르면 김치 프리미엄은 2016년 초에 처음 나타났다. 2016년 1월부터 2018년 2월까지 평균 4.73%였으며, 2018년 1월에는 54.48%로 가장 높았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 급등할 경우 국내 투자자들이 관심이 급격히 올라가 김치 프리미엄이 형성된다. 지난 1월 초 비트코인이 신고가를 기록했을 당시에도 김치 프리미엄이 형성됐다. 김치 프리미엄이 생긴다는 것은 가상자산 시장의 호황기를 의미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국내 투자자 아직 '관망'

비트코인 가격이 서서히 상승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아직 '관망'하고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스1
비트코인 가격이 서서히 상승하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아직 '관망'하고 있어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스1

1월 초 비트코인 가격이 신고가를 돌파하는 등 급등할 때에 국내 거래소에서는 100만원 이상 높게 가격이 형성됐다. 반면 가상자산 시장이 침체되면 이른바 역(易) 김치 프리미엄이 생긴다. 현재 해외 거래소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이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관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원화를 통한 거래를 위해 국내 거래소만 이용할 수 있다. 한정된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지면 매수세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김치 프리미엄은 음수가 된다. 반대로 급등 시그널이 생기면 김치 프리미엄이 급격하게 양수로 돌아선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시장은 개인투자자가 주도하고 있어 변동성에 따라 민감한 투자 행태를 보인다.

실제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가격이 치솟았던 지난 2017년에는 김치 프리미엄이 55%까지 오르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과 김치 프리미엄이 함께 가는 모양새다. 당시 비트코인 급락 후에는 김치 프리미엄이 1년도 안 돼 -1%로 떨어졌다.


가상자산 투자사인 블록타워캐피털(BlockTower Capital) 아리 폴(Ari Paul)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1월 김치 프리미엄이 눈에 띄게 커졌을 당시 트위터를 통해 "두번째 선수가 입장했다. 나는 항상 김치를 좋아했다.
오랜 시간 지속된 아시아 시장의 약세 추세가 한국으로 인해 마침내 깨질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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