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새 먹거리 찾아 나선 증권사…가상자산 사업 '영토확장'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입력 2022.01.30 15:00 수정 2022.01.29 09:38

미래에셋 수탁업 진출 검토…증권사 '새물결 대비'

증권업계 수장들 "새로운 시장 준비하고 개척해야"

서울 용산 코인원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용산 코인원 고객센터 전광판에 비트코인 등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증권사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2400조원으로 확대되고, 향후 성장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비트코인, 대체불가능토큰(NFT) 등 가상자산 사업의 청사진을 구체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금융그룹은 가상자산 사업을 전담할 신설법인 설립을 집중 논의하고 있다. 현재 그룹 내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증권 혁신추진단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가상자산 수탁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가상자산 수탁 사업은 일종의 '코인 은행'으로 비트코인, NFT 등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3월 특정금융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개정으로 사업 진출의 길이 열렸다.


금융투자업계 선두 업체의 움직임에 다른 증권사들도 서둘러 가상자산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등 새로운 물결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이미 SK증권은 지난해 5월 암호화폐거래소 지닥을 운영 중인 피어테크와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협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기존 자본시장에선 가상자산시장을 '도박장' 쯤으로 여기는 시각도 있었지만, 이젠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선 가상자산이 기초자산 중 하나로 인정받는 등 제도권으로 빠르게 스며드는 상황이다.


투자업계 CEO "대비하라, 가상자산 새 물결"


특히 주요 금융투자사 경영진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가상자산을 언급하며 새로운 시장 개척 가능성을 시사했다. 올해 금융투자시장의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암호화폐, 블록체인 등을 언급했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은 신년사에서 "암호화폐,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기술과 자산의 등장은 새로운 시장과 비즈니스를 만들어냈다"면서 "이런 변화를 빠르게 포착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기업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달라"고 밝혔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금융업계도 가상자산, 비상장주식, 조각투자 등이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주목받았다"며 "고객이 원하는 것을 끊임없이 찾고 차별성 있는 접근을 고민하는 것이 새로움을 대하는 자세"라고 말했다.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도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증권형 토큰은 업무 근간을 흔들 수 있는 현실적인 위협이자 기회"라며 "증권형 토큰(STO) 전용 발행·유통 플랫폼 구축 로드맵을 마련는 한편 새로운 사업모델과 조직체계를 재설계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창호 한국증권금융 사장은 지난 2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증권사들의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그린파이낸싱과 가상자산 등 새로운 금융시장에 대한 지원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당국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금융위원회는 가상자산 관련 투자의 증권성 여부를 판단하는 기구인 증권성검토위원회를 내달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가상자산이 증권에 해당하는지 따져보고 금융투자업자의 투자기준 등을 마련하기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들어간 것이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했고, 지난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게 됐다"면서 "가상자산 관련 펀드는 지난 2017년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까지 런칭한 펀드가 851개에 이른다. 가상자산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