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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억 고스란히 날렸다…"이자 300%" 미끼 내건 코인 폰지사기 주의보

한상헌 기자
입력 : 
2022-02-09 17:56:15
수정 : 
2022-02-09 2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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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플랫폼·공과금대납 등
`고수익·원금보장` 투자 모집
자체 상장 가상화폐 구매 유도
원금 출금 막히거나 가격 폭락
전문가 "사업실체 확인 필요"
사진설명
새로운 가상자산이나 포인트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보장한다면서 투자금을 모은 뒤 돌려주지 않는 '코인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업체는 다단계 영업방식으로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일종의 '디지털형 폰지사기'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새로운 가상자산으로 투자를 유도한 뒤 투자금을 돌려주지 않는 사건이 다수 발생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가상자산 투자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나 노년층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하거나 심지어 다단계 방식으로 모금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피해자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여 경찰 고소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반려동물 플랫폼 업체를 표방하고 있는 A사다. 이 회사는 회원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가상자산을 모집했지만 코인 가격이 폭락하면서 손실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A사는 특허를 받은 비문인식 기술을 바탕으로 반려동물 생체 데이터를 오차율 1만분의 1 이하로 관리하고 있다고 홍보한다. 특히 A사는 이 플랫폼에서 보상 및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는 코인을 내세웠는데, 모집책을 통해 투자할 때 100일 동안 이자율 300%, 600만원을 투자하면 1800만원어치의 코인을 주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준가 30원이던 코인은 최근엔 2원까지 떨어져 사실상 휴지 조각으로 전락했다. 이번 사건은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갔는데, 익명의 투자자는 지난 1월 투자금 2억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투자자는 "비문리더기 메타버스 등 말도 안 되는 4차산업 얘기를 하고 있는데,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출금이 진행되지 않자) 코인거래소를 통해 현금화해 준다고 안심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공과금을 대납해 준다면서 투자금을 모집하는 업체도 나타나고 있다. B사는 포인트를 충전해 공과금을 내면 포인트를 9% 적립해 주겠다고 홍보하고 있다. 계좌에 돈을 이체해 포인트를 충전 신청한 뒤 코인을 구매해 생활비와 공과금 납부를 신청하면 회사가 고객 대신 납부해 주는 방식이다. 전기료, 수도요금, 가스요금, 휴대폰요금, 학원비 등을 납부할 수 있다고 광고하고 있다. 게다가 다단계 영업 방식으로 사람을 소개할 때마다 1명당 1%씩 추가로 할인해 준다고도 알렸다. 하지만 최근 회사 계좌가 보이스피싱 의심 계좌로 신고되면서 입출금이 정지되는 바람에 회원들의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회사는 자체 코인을 해외 거래소에 상장해 해당 포인트를 코인으로 바꾸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방식을 통해 포인트를 코인으로 교환해 출금하라고 권유하지만, 거래소에 상장된 코인 가격이 곤두박질치면서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B사는 "코인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안심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코인사기 업체가 폰지사기 행태를 보인다며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먼저 이들은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코인이라며 새로 상장하는 코인에 투자할 것을 적극 권유한다. 업비트, 빗썸 등 국내 대형 가상화폐거래소가 아닌 상장이 쉬운 해외 중소 가상화폐 거래소를 주로 이용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에 접수된 유사수신 관련 신고와 제보는 307건으로 전년(152건)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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