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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가상자산 거래소 FTX의 내부 자금을 빼돌린 일명 'FTX 해커'가 다량의 이더리움(ETH)를 처분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21일 글로벌 코인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0분 기준, 이더리움 가격은 전일 대비 6.84% 떨어진 1137달러(약 155만원)를 기록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전일 대비 2.90% 하락한 1만6239달러(약 2200만원)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이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의 하락률이 큰 배경에는 전일 오후부터 시작된 FTX 해커의 이더리움 대량 처분을 들 수 있다.

온체인데이터를 분석하는 UXTO의 딜런 르클레어 선임 분석가에 따르면 FTX 해커는 약 3825억원 상당의 22만8523이더를 가지고 있다.

해킹을 통해 단숨에 '이더리움 고래'가 된 해커는 전날 오후 5시 30분을 기점으로 이더리움을 처분하기 시작했다. 그는 크게 세 차례에 이더리움 덤핑을 진행했는데, 이는 이더리움의 4%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해커는 이 같은 덤핑을 통해 전날 약 2만5000개의 이더를 랩비트코인(renBTC)으로 교환했다. 랩비트코인은 이더리움(ERC-20) 기반의 랩핑 비트코인으로 탈중앙화된 비수탁형 방식을 추구하는 코인이다.

블록체인 보안 기업 팩실드에 따르면 21일 기준, 해커는 이더를 랩비트코인으로 교환하는 행위를 통해 약 4040만달러(545억원) 상당의 2444BTC를 보유하고 있다. 해커가 가진 지갑에는 아직 20만735이더가 남아 있다.

아직 다량의 이더리움을 가지고 있는 해커의 향후 움직임에 따라 시장의 충격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국내 블록체인 전문가 조재우 한성대학교 교수는 해커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당장 현금화를 시키는 건 아닌 거 같다"면서 "현금화하려고 했다면 아마 테더로 바꾸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비트코인으로 바꿨다고 할지라도 최소한 믹싱이라도 하고 진행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일단 우선 보관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럼에도 어찌 됐든 시장에는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FTX 해커로 알려진 해커의 실체가 아직 불확실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CNBC에 따르면 바하마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 17일 성명을 통해 "FTX의 바하마 자회사인 'FTX 디지털 마켓'의 모든 디지털 자산 이전을 지시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더스캔에도 해당 해커의 주소는 'FTX 바하마'로 라벨링돼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FTX 해커로 알려진 해커의 실체가 아직 불확실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약 33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온체인데이터 탐정 'ZachXBT'는 트위터를 통해 "최근 FTX 붕괴 사태와 관련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있다"며 "특히 FTX 해킹의 배후에 바하마 정부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해커가 보유한) 주소의 움직임은 FTX에서 (이전에) 출금을 진행했던 대다수 주소들과는 매우 다른 패턴"이라며 "특히 지난 12일 BNB를 후오비에 이체한 트랜잭션은 '자산을 콜드월렛이나 파이어블록으로 옮겼다'는 바하마 정부의 주장과 배척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커가 ETH, DAI, BNB 등 토큰을 현금화하며 보인 패턴을 살펴보면 FTX 해커 지갑으로 알려진 '0x59' 주소가 바하마 정부나 FTX 팀 내부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mine12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