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파산을 신청한 세계 3대 가상화폐 거래소 FTX의 채권자 목록에 한국의 정부 부처를 비롯해 기업, 로펌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전날 FTX의 변호인단은 미국 델라웨어주 파산법원에 115쪽 분량의 채권자 명부을 제출했다. 컨설팅 업체 크롤(Kroll)에 공개된 문서에 적시된 채권자는 수천 곳에 달한다.
명부에 따르면 ‘대한민국 환경부(Ministry of Environment)’가 채권자에 포함돼 있다. 또 삼성전자의 투자 계열사인 ‘삼성 넥스트’와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회계·컨설팅법인 EY한영·삼일PwC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 한국의 공유 오피스 서비스 업체 디이그제큐티브센터, 밴타고 등도 채권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구글, 메타, 애플, 넷플릭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빅테크 기업도 명단에 포함됐다. 다만 명부에서 채권자가 보유한 채권 규모나 등재 배경은 확인할 수 없다.
포브스는 FTX가 광고, 스폰서십, 유료 파트너십을 통해 자사를 홍보한만큼 이 과정에서 빅테크 기업들과 관계를 맺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넷플릭스 측은 포브스에 “FTX와 어떤 사업 관계도 맺은 적이 없다”며 “왜 FTX가 우리를 채권자로 등록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연방 검찰은 FTX 파산을 신청한 뱅크먼-프리드를 바하마에서 붙잡아 미국으로 송환한 뒤 사기와 돈세탁, 불법 선거자금 공여 등 8개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한편 환경부는 채권자 명단 등록 경위 등 구체적인 사항을 미국 델러웨어주 파산법원을 통해 확인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채권자로 등록됐다는 것은 (환경부 명의의) 계좌가 개설됐다는 건데 아직 개설 경위에 대해서는 확인한 바가 없다”며 “환경부와 직접 관련이 있는지, 산하기관이나 위원회와 관련된 것인지, 배임 문제가 있는지 등을 델러웨어주 파산법원에 확인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앤장은 “고객 업무와 관련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고, 삼성넥스트는 “아주 소액 투자”라고 밝혀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