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아파트 사랑' 때문? … 가상화폐 APT 폭등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2023. 1. 2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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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새 5배 오른 앱토스
실제 부동산 관련 없지만
이름 비슷해 한국서 인기
일각선 "가격 고점 가능성"

"역시 아파트를 사서 장기 보유(?)했어야 했다."

최근 코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말이 나온다. 올해 들어서만 479% 오른 코인 '앱토스'의 종목 코드가 아파트 약자와 같은 'APT'이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 부동산과 관련은 없다. 이더리움처럼 자체 블록체인망을 활용한 생태계 구축이 목표다.

소위 말하는 '김치코인'이 아님에도 한국 투자자들의 사랑이 유별나다. 앱토스의 전 세계 거래량 중 30%가량을 한국 거래소인 업비트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하지만 코인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을 오히려 주의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앱토스에 뚜렷한 상승 이유가 없고, 최근 앱토스 개발팀이 상당량의 코인을 거래소로 전송하는 등 수익 실현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29일 코인 업계에 따르면 앱토스 개발팀은 지난 28일 세계 1위 코인거래소 바이낸스로 약 82만개의 앱토스를 이체했다. 이는 현재 앱토스 가격인 2만3000원 기준으로 189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해당 지갑은 약 5454만개의 앱토스(1조2544억원)를 보유 중이다.

앱토스 투자자들은 이를 '고점 신호'로 판단한다. 이체한 분량이 3조5000억원에 달하는 앱토스 시가총액에 비하면 소량이지만 개발팀의 수익 실현이 시작됐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앱토스 개발자들이 가진 물량이 연달아 시장에 나온다면 가격 급락을 피하긴 어렵다.

앱토스의 거래량이 한국에 치중된 점도 불안한 지점이다. 그간 도지코인, 이더리움클래식 등 한국 시장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며 인기를 끌었던 코인은 가격 상승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코인통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앱토스 거래량의 29.91%는 업비트에서 나온다.

앱토스가 크게 상승하던 지난 24~26일에는 업비트에서 하루 거래량 1조원을 넘겼다. 코인 업계에서 "앱토스는 이제 김치코인"이라는 말까지 나온 배경이다.

앱토스의 급등 현상에 뚜렷한 이유가 없는 것도 불안 요인이다. 앱토스는 메타(옛 페이스북) 출신 코인으로 유명하다. 메타가 자체 코인을 개발하려고 했던 '리브라 프로젝트'가 취소되면서 해당 개발자들이 별도로 개발한 게 앱토스다. 지난해 10월에는 신규 프로젝트로서는 이례적으로 자체 네트워크 출시와 동시에 바이낸스와 후오비, 업비트 등 글로벌 거래소에 동시 상장되기도 했다.

해외 코인 커뮤니티에서는 "앱토스가 상승한 것은 오로지 한국인의 광기 때문"이라는 비판적인 시각도 나온다. 한 코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중에 풀린 APT는 총 발행량의 약 14%에 불과하다"면서 "올해 10월이면 현재 유통량의 2배가 시장에 풀리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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