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시황

"플랫폼 만들고 인수하고"...몸집 불리는 리플 [코인브리핑]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5.19 13:33

수정 2023.05.19 13:33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전광판에 리플(XRP)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제공
서울 용산구 코인원 고객센터 전광판에 리플(XRP)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화 지리한 법정 공방을 하고 있는 가상자산 리플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19일 오후 1시10분 기준 리플(XRP)은 24시간 전 대비 3.96% 오른 619.26원에 거래되고 있다.

홍콩 기반으로 CBDC 사업 본격화

글로벌 가상자산 전문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리플은 중앙은행, 정부, 금융기관이 자체 디지털 화폐를 발행할 수 있는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리플의 CBDC 플랫폼은 지난 2021년 CBDC 발행을 위해 처음 도입된 리플의 개인 원장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주로 결제용으로 설계된 XRP 원장(XRPL)과 동일한 블록체인 기술이 기반이다.

정부 기관은 리플의 플랫폼을 사용해 발행, 유통, 상환, 토큰 소각 등 CBDC의 전체 수명 주기를 관리하고 맞춤화할 수 있다. 또한 금융 기관은 CBDC를 사용해 기관 간 결제 및 유통 기능을 관리하고 참여할 수 있다.

중앙은행은 도매 및 소매 CBDC를 모두 발행할 수 있으며, 오프라인 거래도 가능하다.

리플은 사실상의 중앙은행인 홍콩 통화관리국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인 '전자홍콩달러(e-HKD)' 파일럿을 통해 플랫폼의 사용 사례를 보여줄 예정이다. 또한 대만의 푸본 은행(Fubon Bank)과 협력해 부동산 자산 토큰화 및 주식 분배를 위한 상품을 e-HKD 파일럿에 따라 구축하고 있다.

리플의 CBDC 담당 부사장 제임스 월리스는 "여러 중앙은행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서, 리플은 이 플랫폼이 CBDC 구현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기술 전략을 개발하는 많은 중앙은행과 정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월리스는 플랫폼의 혁신적인 기능이 "국내 및 국경 간 결제의 즉각적인 결제를 가능하게 하고, 위험을 줄이며, 거래 양쪽에서 디지털 화폐를 빠르게 주고받는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위스의 코인 수탁기관도 인수

리플은 최근 스위스의 가상자산 수탁업체(커스터디)인 메타코(Metaco)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규모는 2억5000만달러(약 3348억원)다.

리플은 이번 메타코 인수 발표에서 토큰화된 모든 자산을 보관·발행·결제하는 서비스를 확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리플은 메타코의 단독 주주가 되며, 메타코는 창업자 겸 CEO 아드리안 트레카니가 이끄는 독립 브랜드 및 사업부로 계속 운영될 예정이다.

메타코는 기관 투자자들에게 안전한 수탁 인프라를 제공한다. 메타코의 핵심 제품인 하모나이즈(Harmonize)는 프랑스와 유로존 최대 규모의 상업은행 겸 투자은행인 비엔피파리바(BNP Paribas) 등 글로벌 주요 은행에 서비스되는 중이다. 필리핀의 최대 상업은행인 유니온은행(Union Bank of the Philippines)과 독일 저축은행연합회 성격의 데카방크(DEKA BANK)도 지난해 메타코를 통해 가상자산 수탁업에 진출했다.

업계에서는 가상자산 수탁 시장은 오는 2030년 10조 달러까지 전망한다.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최고경영자는 “리플은 대차대조표와 재무 상태의 강점을 가상화폐 시장 내 중요 영역인 수탁업에서도 강조해 나갈 것이다”라며 “메타코를 인수하는 것은 우리 회사에 있어 기념비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아드리안 트레카니(Adrien Treccani) 메타코 창업자는 “우리의 목표는 모든 기관이 메타코의 핵심 인프라와 전문성을 통해 디지털 자산 경제에서 성공하도록 돕는 것이다”라며 “이러한 뜻을 함께하는 리플과 손잡게 되어 기쁘다”라고 전했다.

'블록체인 기업들의 脫미국 심화될 것"

리플은 수조 달러에 달하는 국제결제 산업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블록체인과 가상자산을 활용하는 기업이다. 블록체인 기반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며, 유동성 관리, 토큰화,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와 같은 새로운 사용사례를 위해 제품군을 확장해 왔다. 현재 6개 대륙 55개국에 걸쳐 수백여 고객을 보유하고 있으며, 70개 이상의 시장에 결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SEC와 가상자산 리플의 증권성을 두고 몇 년 동안 법적 다툼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혼란스러운 규제로 디지털자산 기업들의 미국 이탈을 촉발할 것이라는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유럽은 미국 규제 혼란 속 수혜를 입었다”며 “혼란의 선두에 있던 SEC의 조치로 리플과 같은 암호화폐 기업들이 미국 외 국가에서 더 투자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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