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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국에 퍼진 사기 거래소…'이름만 다른' 한패였다

입력 2023-06-23 20:22 수정 2023-06-23 21:29

한 번 물면 안 놓는다…영혼까지 털어가는 '사기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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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물면 안 놓는다…영혼까지 털어가는 '사기 수법'

[앵커]

투자해서 돈 벌게 해주겠다며 온라인 거래소로 유인한 뒤 돈만 가로채 가는 사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사기 거래소들을 저희가 추적해 보니 모두 같은 일당이 벌인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몇명이 수백명 행세를 하며 바람을 잡기도 했습니다.

유선의, 이예원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기자]

한정화씨는 지난 1월 문자 한 통을 받았습니다.

링크를 누르고 들어간 오픈채팅방엔 7백명 넘게 들어와 있었습니다.

[한정화/사기 피해자 : 1200만원, 2500만원. 이런 식으로 수익을…이런 세상이 있구나.]

채팅방에 소개된 온라인 거래소로 홀린 듯 들어갔고, 하루 만에 4천 4백만원을 잃었습니다.

한씨를 꼬드긴 채팅방에서 돈을 벌었다는 사람들을 따라가 봤습니다.

수익을 자랑하며 얼굴 사진도 올리는데 다른 채팅방에는 같은 사진으로 이름만 바꾼 사람이 보입니다.

이들이 추천하는 거래소는 이름만 다를뿐 구조와 디자인이 똑같습니다.

[한정화/사기 피해자 : 마일드에셋에서 SC에셋으로, H에셋으로, 베스트에셋으로….]

지난 4월엔 한 채팅방에 폭로글이 올라왔습니다.

아르바이트로 여러 계정을 만들어 바람잡이를 했고 수익 인증도 가짜라는 겁니다.

이렇게 몇 명이 수백명 행세를 했다고도 했습니다.

이 일당이 만든 거래소 사기만 지난 1년 동안 전국 6개 경찰서에 신고가 들어간 걸로 확인됐습니다.

드러난 피해 금액만 30억원입니다.

[A씨/사기 피해자 : 지금 개인 회생 중이에요.제 월급보다 더 많은 변제금을 요구 받고 있고….]

피해자들은 일당이 벌인 사건이니 합쳐서 수사를 해달라고 했지만 경찰은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경찰 관계자 : 다른 피해자 건을 받아서 수사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죠. 저희도 사실 힘들어요.]

그러는 사이 피해는 더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 한씨에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한정화 씨 맞으실까요? (네, 누구세요?) 여기 마일드에셋인데 증거금 남아있으신데 이용 기록이 너무 없으셔서요. 저희가 이제 해외 선물에서 코인 선물로 방향 잡을 거라.]

이번엔 코인 투자를 권합니다.

사기꾼들은 이렇게 한 번 당한 피해자를 계속 노립니다.

원금을 어떻게든 찾아야겠다는 심리를 이용하는 겁니다.

[H에셋 : 지금 손실 금액이 5000만원 넘어가시잖아요. ○○님도 책임감을 가지고 진행해주려고 하시는 거예요.]

코인은 물론 금과 NFT 등 종목도 다양합니다.

금 시세 차이를 노린다는 '금 마진' 투자 사기는 6개월 만에 전국 22개 경찰서에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적어도 17억 원 규모입니다.

최근 유행하는 NFT 투자 사기에 7억원을 뜯긴 피해자는 사기꾼들이 돈을 더 넣으라고 끈질기게 요구했습니다.

[피해자 B씨 : 동일 금액 입금하지 않으면 동결된다, 며칠 지나면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이런 허황된 얘기를….]

돈을 더 넣어야 계좌가 풀린다는건데 보이스피싱에서 자주 보이는 수법입니다.

더 낸 돈은 절대 돌려주지 않습니다.

피해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피해자 모임 카페나 채팅방을 찾아 들어갑니다.

여기엔 복구를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착수금' 명목으로 돈을 받아 가는데, 역시 사기입니다.

[추승우/변호사 : 전국적으로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하고 있고 피해 규모 또한 제대로 추산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이 때문에 드러나지 않은 피해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디자인 : 허성운·최수진 / 영상그래픽 : 장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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