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줄자 무더기 코인 상장…'규제 공백'에 부실 우려 커져

5대 가상자산 거래소, 올 상반기 108개 코인 신규 상장
지난해 하반기보다 두 배 늘어난 수치
시장 침체에 거래량 줄자 상장으로 활로 모색
부실코인 상장 우려도 커…"2단계 가상자산 입법 시급"
  • 등록 2023-07-04 오후 5:43:02

    수정 2023-07-04 오후 11:08:23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신규 코인 상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올해 상반기 두 배 많은 코인의 거래를 신규로 지원했다. 최근 가상자산 거래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수익과 직결되는 거래량을 늘리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평가·공시에 대한 규정이 정립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신규 코인 상장이 활성화하는 분위기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4일 본지가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의 올해 상반기 신규 상장 건수를 전수 조사한 결과, 이 기간 총 108개 코인이 원화마켓 및 BTC 마켓(비트코인으로 다른 코인을 거래하는 시장)에 신규 상장됐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신규 상장 코인 수(54개)와 비교해, 두 배 늘어난 수치다.

5대 거래소 중 올 상반기 가장 많은 코인을 상장한 거래소는 빗썸이다. 원화 마켓에 41개의 코인을 상장했고, BTC 마켓까지 합쳐 총 63개의 코인을 신규 지원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단 3건(원화마켓엔 앱토스 상장 1건)의 신규 상장만 진행한 업비트도 올 상반기 원화마켓에 7개의 코인을 상장했고 BTC 마켓까지 합쳐 총 22개의 코인을 추가했다. 코인원은 14개, 코빗과 고팍스도 각각 6개, 3개의 코인을 올 상반기 상장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지난해 신규 상장을 자제했던 것과 분위기가 반전된 모습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가상자산 시장 침체기로 실적이 악화한 상태지만 상장을 자제해왔다. 지난해 5월 테라·루나 폭락 사태와 11월 글로벌 거래소 FTX 파산 사태가 연이어 터지면서 산업 전반에 자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강했기 때문이다.

올해부턴 거래량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 ‘신규 상장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백화점에 신상품이 많아야 손님이 계속 찾아오는 것처럼, 가상자산 거래소도 새로운 코인을 상장해야 거래량을 늘릴 수 있다”며 “작년부터 이어진 코인 거래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거래소들이 상장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거래량 기준 국내 상위 3개 업체인 업비트, 빗썸, 코인원도 시장 침체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업비트와 빗썸의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교해 각각 75%(3조3000억원→8100억원), 79%(7821억원→1635억원) 급감했다. 코인원은 지난해 영업손실 211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올 상반기엔 실적이 더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대비 2분기의 거래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매출 대부분은 거래 수수료에서 나온다. 업비트의 일 평균 거래금액은 1분기 23억 달러에서 2분기 12억 달러로 40% 줄었다. 같은 기간 빗썸은 3억 달러에서 1억8300만 달러로 39% 감소했고, 코인원은 7000만 달러에서 4600만 달러로 33% 축소됐다.

신규 상장이 활발해지며 투자자들은 검증이 덜 된 부실 코인에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가상자산 평가나 공시, 상장 등에 관한 규정은 이번 제정법안에 포함되지 않아서다. 이에 신속하게 2단계 입법을 통해 시장 질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당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위원인 황석진 동국대 교수는 “2단계 입법에서 가상자산 산업 협의체에 법적인 지위를 부여하고 평가와 공시, 상장에 대한 강력한 시장 자율 감시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아따, 고놈들 힘 좋네'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폐 끼쳐 죄송"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