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비트코인 채굴 칩 개발자들, 어디로 갔을까

[인텔 이노베이션] "막대한 연산량 처리 노하우, 동형 암호화 처리에 응용"

컴퓨팅입력 :2023/09/21 06:12    수정: 2023/09/21 10:57

[새너제이(미국)=권봉석 기자] 인텔은 지난 해 2월 초저전력으로 작동하는 비트코인 채굴 전용 칩 '보난자 마인'(Bonanza Mine)을 공개했다. 이 칩은 인텔이 자체 개발한 비트코인 채굴용 주문형반도체(ASIC)으로 초저전압·저전력 작동이 특징이다.

인텔 선행 기술 연구 조직인 인텔 랩스가 개발한 이 칩은 비트코인 블록체인 검증에 필요한 SHA-256 암호화 알고리듬에 최적화됐다.

인텔이 지난 해 2월 공개한 SHA-256 특화 연산 칩, 보난자 마인. (사진=인텔)

당시 미국 암호화폐 채굴 스타트업 '그리드'(GRIID)는 상장 전 기업공시를 통해 "인텔 2세대 보난자 마인 칩을 도입하기 위한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암호화폐 채굴 열풍이 사그라든데다 인텔이 사업 구조를 개편하며 '보난자 마인'은 뒤안길로 사라졌다.

■ "보난자 마인 암호화 노하우, 동형암호화 처리 칩에 투입"

그렇다면 보난자 마인을 개발하던 사람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2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인텔 이노베이션' 2일차 기조연설 직후 진행된 질의 응답에서 그렉 라벤더 인텔 CTO가 그 답을 내놓았다.

그렉 라벤더 CTO는 "동형암호화 기술로 데이터를 처리할 때 생기는 지연 시간 단축을 위해 ASIC을 개발중이며 과거 보난자 마인 개발팀이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렉 라벤더 인텔 CTO는 ”암호화폐 채굴 칩 개발 노하우가 동형암호 처리 ASIC에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2009년 등장한 동형 암호화(Homomorphic Encryption) 기술은 데이터를 암호화된 상태 그대로 전달 받아 계산해도 암호화되지 않은 데이터와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민감한 데이터 노출 없이 데이터 공유와 협업이 가능하다.

■ "기술 관련 업계, 보안 위협 소비자에게 더 적극적으로 알려야"

보안은 항상 중요한 테마지만 기술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어려운 분야다. 이날 현장에서는 "인텔이 보안 문제에 대해 일반 소비자에게 설명할 책임을 일정 부분 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는 질문이 나왔다.

그렉 라벤더 CTO는 "소비자 역시 데이터 프라이버시에 대해 걱정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소셜 미디어 업체가 가진 데이터도 많은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젊은 세대들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최근 발전하는 AI도 피싱 공격을 더 복잡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딥페이크를 이용한 영상은 피싱 공격에 활용될 소지가 있다. 인텔 랩스는 딥페이크 영상을 판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관련 업계가 보안 위협에 대해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 "무결성 검증 기술 'TDX', 향후 PC에도 도입될 것"

인텔 제온 프로세서에 내장된 SGX(소프트웨어 가드 확장) 기술과 TDX(신뢰 도메인 확장) 기술은 서버 무결성을 인증하는 '인텔 트러스트 어소리티 서비스'의 근간을 이루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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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비스는 금융 정보나 의료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다뤄야 하는 서버 환경이 외부 공격이나 서버 내 다른 소프트웨어 공격에 충분히 대비된 상태인지 제3자인 인텔이 검증하고 증명을 발급해 준다.

아닐 라오 부사장은 ”4세대 제온 칩의 TDX 기술이 향후 일반 PC에서 동영상 처리 등에 쓰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아닐 라오 인텔 데이터센터 보안 및 시스템 아키텍처 부사장은 "SGX와 TDX는 쓰임새가 다르다. SGX는 응용프로그램이나 함수를 암호화하는 반면 TDX 기술은 가상화에 특화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TDX 기술이 향후 일반 PC에서 동영상 처리 등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