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변창호 코인사관학교 운영자와 예자선 변호사가 카카오와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배임, 사기 등 위법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변창호 운영자와 예자선 변호사는 ‘카카오는 어떻게 코인을 파는가?‘(출판사 지식과감성) 책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저자들은 “코인 홀더, 주주, 그리고 국내 자산의 해외 이동이라는 문제로 이어진다. 공론화를 위해 책의 PDF 판을 무료로 공개한다”고 말했다.

블록미디어는 저자들의 동의를 받아 책 원문을 발췌 게재키로 했다. 블록미디어는 카카오, 위메이드 등이 반론을 제기할 경우 동일한 방식으로 기사에 반영할 예정이다.

기사 중간 제목과 괄호 안 서체가 다른 해설은 편집자가 붙였다.

# 하이퍼리즘과의 이상한 거래

2023년 7월 검찰이 ‘위메이드에 대한 사기 배임’ 수사를 하면서, 하이퍼리즘이라는 업체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위메이드측의 ‘위믹스 처분 내역’을 보고 있었는데, 많은 물량이 이동된 곳이 있었고 거기가 하이퍼리즘이었기 때문이다.

하이퍼리즘은 기관투자자와 큰손들을 고객으로 하는 가상자산 투자신탁회사이면서, 직접 투자운용도 하고, 보라 2.0의 GC이기도 하다.(GC는 Governance Council 블록체인 운영과 의사 결정을 하는 위원회 멤버. 주식회사의 이사회에 비유할 수 있음)

하이퍼리즘은 카카오의 자금을 받아 카카오와 조인트 벤처로 설립한 회사이다. 이 발언이 담긴 오상록 대표의 영상은 유튜브에서 삭제되었지만, 구인 사이트의 회사 소개, 언론보도 등 여러 군데에 같은 내용이 나온다

Q :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하이퍼리즘으로 송금한 것은 공개되었는데, USDT(달러 스테이블코인. 1 USDT는 1 달러)를 받은 건 어떻게 아는 건가? 같은 지갑에서 맞교환된 건가?

A : 같은 지갑으로 표시 나게 하지는 않는다. 하이퍼리즘 것으로 보이는 지갑들을 미리 찾아 두고 있었기 때문에 USDT가 나간 걸 확인할 수 있었다.

Q : 클레이 거래 이력도 다 온체인에서 확인된 건가?

A : 물론이다. 클레이, 위믹스, 보라, 이 3가지 코인이 대량으로 송금되는 지갑이 있는 건 예전부터 보고 있었는데, 처음에는 그게 뭔지 몰랐다.

나중에 하이퍼리즘이라는 업체가 받아서 매도를 처리해 준다는 얘기를 듣고 알게 됐다. 장외거래로 물량을 직접 받은 다음, 빗썸이나 바이낸스로 보내더라.

Q : 투자로 주는 거면 반대급부로 USDT를 받을 리가 없으니, 판매 목적의 처분으로 보면 되는 건가? 위믹스는 위메이드가 판매하는데, 클레이는 페이퍼 컴퍼니(크래커랩스랑 크로스랩 같은 회사)에서 받아서 판매하는 차이가 있다.

A : 그렇다. 위메이드는 직접 ‘팔아먹기’라서 사람들이 ‘먹튀’라고 쉽게 인지하는데, 카카오는 ‘퍼 주기’여서 결국 본질은 같다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도표에서 하이퍼리즘이 거래소와 MM(Market Making) 작업을 한 것으로 표시돼 있다. 변창호 운영자는 MM 대상 코인이 클레이튼 또는 위믹스인지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하이퍼리즘이 MM으로 활동한 것은 맞다고 주장했다.

통상 MM은 코인 투자자들이 매매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매수-매도 주문을 냄으로써 유동성을 공급해주는 역할을 한다. 일부 MM 업체들은 코인 가격 조작, 코인 매각을 통한 현금화에 관여하기도 한다.)

# 클레이와 위믹스는 닮은 꼴

위믹스는 원래는 클레이튼의 토큰형 코인이었다가 2022년 10월 따로 블록체인을 만들면서 독립한 관계이다. 클레이와 위믹스는 서로 주고받기도 하고, 거래면에서 닮은 점이 많다.

✔ 클레이튼의 GC가 위메이드였고, 위메이드가 자체 블록체인 위믹스 3.0을 만들자 카카오게임즈가 GC가 됐다.

✔ 위믹스 상장폐지의 직접 원인이 됐던 유동화 건도 코코아 파이낸스(클레이튼의 디파이 서비스)를 이용해서 위믹스를 클레이로 바꿔 나간 것이었다.

✔ 2022. 4. 6. 위믹스 1,500만 개를 200억 상당의 클레이로 스왑하여 빗썸과 바이낸스로 송금했다. 위믹스를 클레이로 바꿔서 거래소에 파는 것이다. 위메이드는 그나마 가상자산의 취득, 현금화를 재무제표에 기재하는데, 카카오는 회계처리를 전혀 하고 있지 않아서 받은 위믹스를 언제 어떻게 팔았는지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 ‘이스크라’라는 게임 회사에 클레이, 보라, 위믹스가 각 80억 원 내외의 금액을 사이좋게 투자했다. 블록체인 게임은 ‘게임’을 시켜주고 돈을 버는 게 아니라, 메타버스 한다고 NFT 발행하고, 생태계 확장한다고 디파이하는 가상자산 사업이다. “~~할 계획이다, 투자유치했다”는 기사만 있고, 뒤에 어떻게 됐는지 소식은 없다. 그렇게 또 클레이 보라 위믹스는 현금화되었다.

✔ 대표가 사재를 털어서(?) 코인을 사는 코스프레도 닮은 부분이다.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는 2022년 4월부터 ‘월급 전액 위믹스 베팅’을 지금까지 하고 있다. 이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강준열 전 크러스트 대표도 2023년 4월 1,500만 원어치를 산것을 비롯하여 과거 1년간 총 1억 5,000만 원어치를 샀다는 소식을 알리며 민심달래기에 나선 바 있다.

그런데 위믹스는 거래소에 제출한 유통량 계획을 초과했다고 상장 폐지가 됐는데, 클레이는 규모도 더 크고 심지어 믹서 사건 같은 것이 밝혀졌는데도 공론화 조차 제대로 안되고 있다.

# 위믹스는 상폐, 클레이튼은?

두 코인 간에 어떤 차이 때문일까?

① 하이퍼리즘 설명에서 봤듯이, 클레이는 해먹은 구조가 다르다.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판다~는 단순한 사실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먹튀라고 민감하다. 그래서 위믹스가 유통량 계획을 초과한 것이 드러났을 때 거래소들도 그냥 덮고 넘어가기 어려웠다.

그러나 클레이는 카카오(크러스트)가 코인을 ‘판다’가 아니라, ‘투자한다’는 구조와 이미지를 만들고, 받은 사람들이 팔게 한다. 개인들의 문제로 분산시키는 것이다. 그 개인들은 실존인물인데, 탈중앙화라는 관념에 숨어있다. 누군지 따져서도 안 되고, 카카오에게 책임을 물어도 안 될 것 같은 느낌이랄까?

조금만 생각해보면 어려운 문제가 아닌데도, ‘대중’은 이다지도 쉽게 조정된다. 어떤 의미로는, 그나마 회사로 돈을 가지고 들어온 위믹스가 낫지 않나?

② 위메이드는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쇼잉을 많이 했다. 위믹스를 팔아서 다른 코인이나 현금이 들어오면 회계처리도 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위믹스 판매가 더 부각된 면도 있다.

물론 내용이 실제와 달라서 허위공시라는 욕도 듣지만, 회사는 “기준도 없고 의무도 아닌데, 노력한 게 죄인가?”라고 항변할 수 있다. “유동화 없다”고 말해서 사기로 수사 받는 것 역시,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오해를 받았다고 주장할 것이다.

카카오에서는 클레이의 ‘판매’에 대해서 말한 적이 없다. 그러나 이것은 위메이드가 억울해 할 부분은 아니다. 위메이드는 그런 공시와 말을 통해서 어필했기 때문에, 그만큼 코인 가격을 올려서 팔아먹을 수 있었던 것이다.

③ 한마디로 위메이드와 카카오의 영향력 차이이다. 카카오는 카카오다. 그래서 처음부터 플랫폼 코인을 만들 수 있었고, 플랫폼 코인이니까 투자 명목으로 코인을 나눌 수 있고, 사람들이 알아서 사주니까 ‘클레이튼의 미래’ 같은 추상적 얘기만 하면 돼서 꼬투리 잡힐 말 많이 안 해도 되고, 클레이튼을 이용하는 토큰 코인 사업자 등 생태계가 형성돼서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세력이 많아지고…공론화의 장애물이 높아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사업자 입장이고, 우리 사회가 클레이에 더 너그러워야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 법률적 문제들 : 배임 가능성

일반투자자가 없는 크러스트와 재단의 퍼주기에 대해서는 배임이 문제될 수 있다.

아무리 몇 명밖에 없는 회사이고 자기가 실세라고 해도, 크러스트나 재단은 그 일 처리를 한 사람과는 독립된 법인이다. 따라서 법인에 귀속된 클레이를 자기 또는 제3자를 위해 함부로 처분했다면 법인의 이익을 해친 것이 된다.

이런 판단은 ‘투자기준이 있었는지’, ‘피투자자와 어떤 관계인지’, ‘사후관리를 했는지’ 등을 종합해서 하게 된다. “나는 개발하라고 줬는데, 그쪽에서 안 한 거다”라는 주장은 같은 사람에게 같은 방법으로 계속 뒤통수를 맞았다면 신빙성이 떨어질 것이다.

# 사기적 부정거래

클레이를 비롯한 가상자산에 증권법을 적용하면, 발행과 그 이후의 거래에 관한 포괄적 부정행위를 처벌할 수 있다.

사기나 배임은 돈을 잃은 ‘피해자’ 측면에서 죄를 구성해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금융투자상품’은 2차시장에서 거래되는 점이 특징이고, 그래서 소문 하나만 가지고, 자기들끼리의 주고받기만으로, 직접 접점 없이도 불특정다수로부터 쉽게 이익을 취한다.

그래서 자본시장법에서는 (누구에게 무슨 거짓말을 해서 얼마 손해를 입혔는지 따지지 않고) 부정행위를 한 것 자체를 처벌한다(법 제178조).

예를 들면, 크래커랩스는 “거래내역이 온체인에 그대로 기록된다”는 블록체인의 기본 작동을 인위적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훼손하고 그 틈에 처분을 했다.

자본시장법을 적용하면 긴 말 필요 없이 ‘거래와 관련하여 부정한 기교를 사용하는 행위’에 바로 걸린다. 피해자는 여기에 “내가 이때 거래했다”는 것만 증명하면 손해배상 청구를 쉽게 할 수 있다(법 제179조).

# 증권성 판단, 어려운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

가상자산의 증권성 판단은 어려워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판단이 쉽다는데 곤란함이 있을 것이다. 미국처럼 판단하면, 대부분의 가상자산들이 투자계약증권에 해당되고 ‘공모절차를 거치지 않고 발행된 것’, ‘한국증권거래소가 아닌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유통되는 것’ 부터가 위법이 된다

증권성 판단에 대해서 공개적 논의가 이루어진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디지털자산 민당정 협의체(위원장 윤창현)라는 곳에서 사실상 DAXA(가상자산거래소 자율협의체)에 판단을 맡겨 버렸다.

약을 파는 자에게 약물 판정을 맡기다니! 그러는 사이, 검찰과 법원에서는 ‘루나’와 ‘위믹스’의 사기적 부정거래를 처벌하기 위한 증권성 판단이 쟁점이 되어 있다.

사회경제적 영향이 큰 문제를 단일 사건의 재판부가 결정하게 된 상황이다.

# 회계처리와 세금

위믹스를 팔아서 생긴 위메이드의 부채는 위믹스를 쓰려고 사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줄어들 일이 없다. 그런데 위메이드는 이미 돈을 다 썼다. 갚을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부채가 어디있단 말인가?

카카오는 클레이를 판 것이 아니라 준 것이라서, 매출로 기재할까, 부채로 기재할까 ~ 고민할 필요도 없다. 심지어 수 천억 원의 ICO 자금이 들어왔던 것도 제대로 기재되어 있지 않다(‘클레이튼’은 클레이를 찍어서 팔기만 했는데, 2019회계년도 재무제표상 부채 631억, 자본 마이너스 263억으로 써 있다).

‘장부’보다 ‘돈’을 따져야 한다. 세금은 ‘현금주의’가 원칙으로, 돈이 생긴 시점에 돈이 생긴 곳에 과세한다. 가상자산의 매매차익에 대한 소득세는 유예되었지만, 가상자산을 만들어서 팔고, 투자로 받아서 팔고, 비용으로 받아서 파는 수입 창출 행위들은 지금도 과세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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