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서 이런 행동 보이는 사람 있나요? '코인' 때문일 수 있습니다

2021-04-12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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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방 투자의 원인 FOMO… SNS가 기폭제 역할
전문가 “남과 비교하지 말고 부족함 인정해야”

암호화폐 투자 광풍이 불면서  ‘포모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 뉴스1
암호화폐 투자 광풍이 불면서 ‘포모증후군’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 뉴스1
#직장인 A씨는 요즘 동료들 간의 점심시간이 꺼려진다. 벌써 몇 개월째 대화 주제는 '코인'에 고정돼 있다. '오늘 얼마나 올랐다', '이달에만 얼마를 벌었다'는 얘기로 화제꽃을 피운다. 문외한인 A씨는 지금이라도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나 매일 고민 중이다.

올 들어 주식에 이은 코인 열기가 과열되면서 조바심에 무리한 투자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같은 ‘포모증후군’(FOMO·소외불안 증후군)에 의한 묻지마 투자가 계속되면 경제적 피해는 물론, 도박 중독과 같은 정신적인 문제를 겪을 수도 있다.

포모증후군이란 무리에서 소외되거나 뒤처지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현상으로 ‘fear of missing out’의 앞 글자를 딴 말이다.

원래는 제품의 공급량을 줄여 소비자를 조급하게 만들어 매출을 늘리는 마케팅 기법이었다. '매진임박‘, ‘한정판매’ 등이 대표적인 포모 마케팅의 사례다.

하지만 이러한 사람들의 심리는 점차 사회·경제 다방면으로 확산되며 사회병리적인 현상으로 발전하게 된다. 소셜미디어(SNS)가 기폭제가 됐다. SNS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고 일상을 공유하는 시대에, 자신이 유행이나 최신 정보에 뒤처지는 것을 두려워하여 심한 경우 강박적 불안감과 우울감을 느끼는 단계에 이르게 됐다.

FOMO 지수가 높은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SNS를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심지어 운전하면서도 SNS를 확인하는 경우가 높다. 미국에서는 성인 인구의 50% 이상이 포모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포모증후군은 최근의 주식·코인 열풍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했다. 특히 초보 투자자들에게 잘 나타난다. SNS나 입소문을 통해 누군가 수십 배에서 많게는 수백 배에 달하는 차익을 올렸다는 소문을 들으면 ‘더 늦으면 나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무리해서 투자에 뛰어들게 된다.

초보 투자자들이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없는 돈을 긁어모아 투자하는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음)’ 투자 역시 이 같은 심리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실제 빚투 규모를 나타내는 신용거래 융자 잔고 규모는 지난달 23일 기준 21조9788억원으로 다시 증가세다.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도 63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휘둘려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심화되면 버블현상을 일으켜 최종적으로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도 있다. 개인 재태크 측면에서도 이 같은 방식은 적절한 투자 시기를 놓치면서 더 큰 손실을 볼 위험성을 안고 있다.

서울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 고객상담센터에 비트코인 거래 가격이 표시돼 있다 / 뉴스1
서울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강남 고객상담센터에 비트코인 거래 가격이 표시돼 있다 / 뉴스1

그렇다면 포모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려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것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이미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는 마음이 필요한다. 다른 이들이 SNS에 보이는 모습에 현혹돼 남들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는 태도 역시 바꿔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포모(FOMO)의 반대 개념인 조모(JOMO: Joy OF Missing Out)가 주목받고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스마트폰, SNS 사용을 줄이고 자기 자신을 위해 시간을 보내며 자기계발에 몰두한다.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설치된 전광판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 뉴스1
서울 강남구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라운지에 설치된 전광판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비롯한 알트코인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 뉴스1
home 안준영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