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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추락에 글로벌 기업 실적도 ‘흔들’

정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07.11 17:59

수정 2021.07.11 17:59

테슬라, 비트코인 급락 1억弗 손실
中 메이투, 이더리움서 그나마 만회
넥슨도 2분기 462억원 손실 반영
가상자산 추락에 글로벌 기업 실적도 ‘흔들’
올 2·4분기 가상자산 시세가 급락하면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가상자산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의 2·4분기 실적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가상자산 가격 하락분을 영업외비용 등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해야하기 때문이다.

■테슬라 최대 1억달러 손실

11일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업체 크립토트레져에 따르면 글로벌 증시에 상장된 44개사가 가상자산을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블록체인 기업 블록원, 나스닥 상장 IT기업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 테슬라, 넥슨 등 32개 회사로 총 32만5013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시장가치는 117억달러(약 13조3017억3000만원)다.

이더리움은 가상자산 투자은행 갤럭시디지털과 이더리움캐피탈,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 등 12개 기업이 21만2791이더(약 4억7000만달러, 5343억4300만원)를 보유 중이다.
갤럭시디지털(9만8892이더) 이더리움캐피탈(4만3512이더) 코인베이스(3만1787이더) 메이투(1만5000이더) 등 순이다.

이들 기업의 올 2·4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테슬라는 비트코인 가격 하락으로 2·4분기에만 2500만달러(약 283억8750만원)에서 최대 1억 달러(약 1135억9000만원)의 비트코인 손상차손을 회계에 반영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보유 중인 비트코인을 무형자산으로 회계처리 하고 있는데, 미국 회계법에는 무형자산의 가치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갈 경우 가치 하락분을 다음 분기에 손상차손 형태로 반영하게 돼 있다.

테슬라는 앞서 지난 2월 15억달러(1조7038억5000만원)를 BTC에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의 2·4분기 실적 발표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고, 지난해의 경우 7월 22일 2·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넥슨도 45억엔 손실

중국의 뷰티 앱 개발사로 홍콩 상장사인 메이투(Meitu)는 지난 6일 보유 중인 비트코인 가치가 2·4분기말 기준 1730만달러(약 196억5626만원) 감소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반면 이더리움 가치는 1470만달러(약 167억214만원) 증가했다. 메이투는 지난 4월 1000만달러(약 113억62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해 현재 1억달러(약 1136억2000만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보유 중이다. 두 가상자산을 합치면 260만달러(약 29억5412만원)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손실율을 2.6% 수준이다.

메이투는 "4월 가상자산을 취득한 이후 어떤 가상자산도 사거나 팔지 않았다"며 "현재 이 가상자산들을 가까운 미래에 팔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넥슨 역시 올 2·4분기 44억9900만엔(약 462억3667만원) 가상자산 평가손실을 영업외비용으로 2·4분기 재무제표에 반영키로 했다.
넥슨은 지난 4월 1억달러(약 1136억2000만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수했다. 매수 개수는 총 1717개, 평균 단가는 5만8226달러(약 6597만원)였다.
투자금액은 넥슨의 현금성 자산의 2% 미만으로 알려졌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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