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큰 폭 상승하면서 900만 원대를 돌파했습니다. 다만 이더리움(ETH)을 비롯한 알트코인의 움직임은 더딥니다. 이번 BTC 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옵션시장의 영향이 컸습니다. 투자 규모가 큰 기관 투자자들이 BTC 옵션시장에 진출하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BTC 가격 급등…하룻밤 새 900만 원 돌파

이번 주 BTC는 약보합세를 보이다 주말이 가까워지자 급등세를 연출했습니다. 20일 자정 빗썸 기준 BTC는 862만 5,000원으로 한 주 거래를 시작했는데요. 같은 날 저녁 9시 가격이 밀리면서 843만 2,000원까지 물러났습니다. 약보합세를 이어가면서 21일 저녁 8시에는 831만 원까지 후퇴했습니다.

이후 강보합세로 돌아서면서 23일 오전 10시 869만 원을 회복했습니다. 가격 상승은 23일 저녁 8시부터 시작됐습니다. 860만원대에 머물던 BTC 가격은 23일 저녁 11시 910만 9,000원까지 상승했는데요. 기세를 꺽지 않고 24일 오전 6시 916만 8,000원까지 올랐습니다. 24일 오후 4시 45분에는 전일 대비 1.85% 상승한 920만 8,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BTC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마진거래 숏포지션(공매도) 청산도 늘어났습니다. 데이터 제공업체 스큐의 자료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비트멕스에서는 7,000만 달러(약 864억 원) 상당의 숏포지션 물량이 청산됐습니다. 이는 최근 한 달 기준 가장 많은 규모입니다. 마진거래에서 숏포지션은 종목의 가격이 하락해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인데요,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면서 숏포지션을 취했던 물량이 다수 청산당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증시와의 연관성은 깨진걸까요? 23일 미국 뉴욕 증시는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난항을 겪는데 대한 우려가 투자 시장에도 반영된 것인데요. 다우존스30 지수만 상승세를 보였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습니다.

24일 오전 9시 기준 ‘라이즈 비트코인 인덱스’는 전 주 대비 4.40% 증가한 7,429.72를 기록했습니다. BTC와 시가총액 상위 9개 알트코인을 포함한 ‘라이즈 10 프라이스 인덱스‘는 4.41% 상승한 6,159.12에 머물렀습니다.

라이즈 인덱스의 '웨일 트레이드 알러트(Wale Trade Alert)'에 따르면 지난1일부터 24일 오후 3시까지 24일간 데리빗 옵션 거래소 기준 1만 달러 이상 거래 건수는 총 4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기간 내 전체 거래대금은 1,031만 달러(약 127억 원)에 달하는데요.

라이즈 인덱스 팀은 "데리빗의 거래 물량은 BTC 옵션 시장에서 거래된 전체 규모 2,749만 달러(약 339억 원)의 37.5%에 달하는 수준"이라며 "그 만큼 옵션 시장 참여자들의 거래 규모는 일반 투자자보다 큰 편이고, 시장을 선도하는 움직임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인덱스 팀은 "23일 저녁, BTC가 가격 급등을 연출하기 전, 옵션시장에서는 연속적인 콜옵션 매수 혹은 풋옵션 매도 주문이 나오며 가격 상승을 예고한 바 있다"며 "BTC 가격이 새로운 구간에 진입함에 따라 이제는 추가 가격 상승을 위한 공방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BTC 옵션 등 파생상품 시장의 거래량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점도 주목했는데요. 이에 대해서는 "기관급 플레이어들의 유입을 예측할 수 있다"며 "리테일 트레이더들(일반 투자자들)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고, 일반적인 기술적 분석에 의한 시장 대응 역시 녹록치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TH, 20만 원 돌파했지만 BTC보다 저조한 성적

ETH 가격도 주초 대비 상승했지만, BTC에 비하면 상승폭이 작습니다.

20일 자정 빗썸 기준 ETH는 21만 8,1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같은 날 오후 1시에는 22만 5,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는데요. 약보합세로 돌아서면서 21일 저녁 8시에는 최저 20만 6,500원까지 밀렸습니다.

ETH는 22일 오후부터 강보합세로 돌아섰습니다. 22일 밤 11시에는 다시 22만 원대를 회복했습니다. 그러나 22만 원 초반에서 좀처럼 올라가지 못하면서 24일 오후 4시 45분에는 전일 대비 1.23% 상승한 22만 9,9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BTC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9개 암호화폐를 담은 ‘라이즈 10xB 프라이스 인덱스’는 전주 대비 3.52% 감소한 2,871.06을 기록했습니다. 테더(USDT)는 전 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비중이 감소했습니다. USDT의 비중 감소는 투자 심리 개선을 유추하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ETH의 비중은 1% 이상 상승했습니다.

/노윤주 기자 daisyroh@decenter.kr

노윤주 기자

daisyroh@decenter.kr